KBO는 30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정운찬 신임 총재 주재 아래 이사회를 열고 장 대표를 새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정 총재가 제청했고 이사회가 의결했다.
장 사무총장은 1987년 일간스포츠에 입사한 중견 언론인이다. 일간스포츠 체육부장, 야구부장, 편집국장을 지낸 야구전문기자 출신이다. 1997년부터 2002년까지 6년간 미국 특파원으로 활약하면서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비롯한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을 취재하기도 했다. 현재 연예·스포츠 전문매체 스타뉴스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그동안 야구발전연구원 이사, 야구발전실행위원회 위원 등을 거쳤다. 지난해에는 KBO 상벌위원으로 활동했다.
정 총재는 지난해 12월 11일 KBO 총재로 선출된 뒤 지난 1월 3일 KBO 제22대 총재로 취임했다. 그 후 한 달 가까이 사무총장 선임을 미루고 고심을 거듭해왔다. 최적의 인물을 선택하기 위해서였다. 그 사이 야구계 안팎의 다양한 인사들이 차기 사무총장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다. 정 총재는 결국 야구계 전반에 대한 식견과 통찰을 갖춘 장 대표에게 KBO 사무총장직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언론인 출신 사무총장은 역대 두 번째다. 1998년부터 재임한 최영언 전 사무총장 이후 약 20년 만이다. 최 전 총장은 MBC 보도본부 스포츠국장 출신이었지만 KBO와 선수협 사이 갈등에 책임을 지고 1년 여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장 사무총장 선임과 함께 정 총재의 '이원화 전략'도 본격화된다. 정 총재는 이사회 하루 전인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는 사무총장의 권한을 분산시키려고 한다. 지금까지는 총장에게 업무가 지나치게 집중돼 있었다는 점을 파악했다"고 했다. 그동안 KBO 사무총장은 리그 운영 전반을 주도하면서 KBO가 자금을 지원하는 대한야구협회 운영에도 관여했다.
무엇보다 마케팅 자회사인 KBOP 대표이사까지 겸직했다. 2002년 KBOP 설립 당시 이사회가 "새로운 인원을 충원하지 않고 운영한다"는 결정을 내린 탓에 그동안 KBO 임원들이 KBOP 임원을 겸직해왔다. KBO 사무총장이 마케팅 사업권까지 모두 갖고 있는 기형적 구조가 만들어졌다.
앞으로 정 총재는 사무총장의 권한을 분산해 업무 효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언론인 출신인 장 사무총장이 KBO 행정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면서 대내·외 소통을 원활하게 이끄는 역할을 맡는다. KBOP 대표는 사무총장이 아닌 다른 인물이 맡아 마케팅 분야를 전적으로 총괄하게 한다.
이사회는 KBOP 신임 대표이사로 류대환 사무차장을 선임했다. 류 신임 대표이사는 1990년 KBO에 입사한 뒤 운영팀과 기획팀, 홍보지원부, 기획홍보부를 두루 거쳤다. KBOP 이사도 오랜 기간 맡은 마케팅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