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금수저'라는 소리를 듣는 신인이 있는 반면, 데뷔 수년차에도 그룹 알리기에 열을 올리는 아이돌이 있다. 최근엔 오디션 붐이 일면서 인지도 빈익빈부익부가 더욱 심해졌다. Mnet '프로듀스101'·'아이돌학교' 등 오디션 출신 그룹이 '준스타급' 대우를 받으며 데뷔했고 JTBC '믹스나인'과 KBS2 '더유닛' 출신도 데뷔를 준비 중이다. 제작자들은 "오디션없이 데뷔하는 건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 Mnet '프로듀스 48' 방송이 있는 만큼 신인 걸그룹을 론칭 준비 중인 제작자들을 만나 '생짜 신인 알리기' 전략을 들어봤다.
1년 단위 데뷔프로젝트 요즘엔 처음부터 데뷔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프리 데뷔'·'데뷔 전 선공개'라며 정식데뷔는 따로 둔다. 그룹만의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주는 전략인데 "오디션으로 성장을 보여주는대신 팬과 소통하는 채널을 이용한다. 여러 컨텐츠를 공개하면서 친숙하게 만는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노래들을 묶어 음원을 내면 '데뷔 전 싱글'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마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이상 두고 이같은 데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관계자는 "자본력이 있는 큰 기획사들이 장기 프로젝트를 잘 설계할 수 있다. 멤버들의 얼굴을 먼저 공개한만큼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점은 비주얼 복수의 제작자들이 공통적으로 꺼낸 무기는 '비주얼'이었다. 이들은 "오디션 등으로 불필요한 이미지 소모를 줄여야 하는 멤버가 있다. 일명 '비밀병기'라고 그룹 비주얼 멤버가 이에 속한다. 첫 등장을 임팩트 있게 해야 하기 위해 고퀄리티 영상에 힘을 준다"고 전했다. 걸그룹의 성공을 경험한 한 제작자는 "비주얼, 노래, 댄스 등 개별적 역할을 부여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 걸그룹은 멤버 전원이 비주얼을 갖춰야 한다. '컴퓨터 미인'으로 예쁘기만 하지 않고 끼와 매력이 보여야 한다. 그룹 멤버들끼리의 외모 조화 또한 중요하게 살핀다"고 전했다. '믹스나인' 출연 전부터 월별 멤버 공개로 주목받고 있는 그룹 이달의 소녀 측은 "완전체 활동 후 유닛으로 쪼개지는 기존의 활동 방향을 바꿔봤다. 역발상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로 아무도 하지 않은 기획과 이달의 소녀만의 세계관을 통해 탄탄한 팬덤을 형성했다는 것이 전략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또한 "청순부터 카리스마까지 다채로운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화보로 멤버 개개인의 매력을 극대화했다"며 아직 공개되지 않은 열 두 번째 멤버에 기대를 당부했다.
1%의 신선함 걸그룹 틈새시장을 노리기 위한 제작자들의 노력은 계속된다. 최근 찾아보기 힘든 투애니원이나 포미닛의 센 언니 컨셉트를 구상하기도 하고, MBC '아이돌육상대회'의 스타 탄생을 노리는 '체육돌' 컨셉트도 제안했다. 힙합걸그룹이나 걸밴드 등 여러 아이디어가 있지만 관계자들은 "신선함이 지나치면 식상하느니만 못하다"고 했다. "기존에 만들어져 있는 아이돌 성공사례에 1%의 신선함을 가미하는 것이 좋다. 홍보방식의 차별화는 좋지만 파격 걸그룹의 노선을 취했다가 반감만 살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