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겨울올림픽이 9일 오후 8시 강원도 평창군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개회식을 시작으로 17일 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이번 공연은 송승환 총감독의 지휘 하에 양정웅 총연출이 맡았다. '행동하는 평화(Peace in motion)'을 주제로 한 이번 개회식은 카운트다운 이후 다섯 아이의 시간여행으로 시작했다.영상을 통해 해나래와 아라, 푸리, 비채, 누리 다섯 아이의 여행이 소개됐고 개회식장에 영상 속 다섯 아이가 백호 탈을 쓴 연기자들과 함께 등장했다. 이후 현무와 청룡, 주작 등 사신도 속 동물들과 곤충들이 등장해 한국의 고대를 소개했다.
이어 단군신화, 고구려 벽화 등 한국의 전통 문화가 차례로 소개되며 역사가 담긴 공연이 이어졌다. 무대 중앙에 천제단이 올라오며 연기자들이 평화를 기원하는 춤사위를 펼쳤다. 여기에 연주자들이 전통악기인 장고를 들고 태극을 연출하며 한국의 흥과 멋을 선보였다.
개막 공연이 끝난 뒤 한국의 스포츠사에 금자탑을 세운 8명의 전설들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에서 태극기를 들고 입장했다. 하얀색 전통 의상과 빨강·노랑·파랑·분홍·하늘·보라 등 갖가지 색깔 모자를 쓴 8명은 대형 태극기를 들고 스타디움에 들어섰다.
대형 태극기를 들고 입장한 8명은 한국 썰매 개척자 강광배, 골프 여왕 박세리,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3관왕 진선유, '우생순' 신화를 쓴 핸드볼 전설 임오경, 프로야구 홈런왕 이승엽,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남자 유도 금메달 하형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 황영조,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양궁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서향순이었다.
이어 선수단 입장이 시작됐다.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92개국 선수들이 한국 대중가요에 맞춰 흥겹게 한글 순서대로 입장했고, 통가 태권도 국가대표 피타 니콜라스 타우파토푸아(35)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추위에도 불구하고 웃통을 벗고 등장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흥겹게 진행된 선수 입장이 끝나고 마지막 91번째로 남과 북이 공동입장을 시작했다. 봅슬레이 원윤종, 아이스하키 황충금이 ‘남남북녀’ 공동기수로 한반도기를 함께 잡은 채 스타디움에 들어서자 관중석에서 뜨거운 환호가 쏟아졌다.
개회식 남북 공동입장은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역대 10번째이자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이래 11년 만이다. 한반도기는 그동안 남북 공동기수를 원칙으로 양측에서 남녀 번갈아 가며 함께 들어오는 ‘남남북녀’-‘남녀북남’의 순서를 유지해왔고 이에 따라 이번 평창에서는 한국의 원윤종과 북한의 황충금이 함께 기수로 나섰다.
선수단 입장이 끝난 뒤 짧은 공연이 이어졌다. 이희범 평창겨울올림픽 조직회 위원장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연설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개회를 선언했다. 전인권, 이은미, 하현우, 안지영(볼빨간 사춘기)의 축하공연 ‘Imagine’이 끝난 뒤 LED 비둘기가 하늘로 날아갔고 최첨단 기술을 총동원한 최초의 ‘드론 오륜’이 등장했다.
오륜기 계양과 올림픽 찬가에 이어 모든 이의 기대를 모았던 성화 점화가 시작됐다. 최종 성화 주자는 예상대로 '피겨퀸' 김연아(28)였다. 아이스하키 단일팀 박종아(남측), 정수현(북측)으로부터 성화를 건네받은 김연아는 성화 점화대 앞에서 흰색 드레스를 입고 우아하게 스케이팅을 한 후 성화대에 성화의 불꽃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