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화제를 남긴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이 9일 성대하게 열렸다. 개막 공연에 등장한 인면조나 최종 성화 주자로 나선 김연아 등 화젯거리가 풍성한 잔치 한마당이었다. 그 중에서도 개막식이 낳은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이 '통가 근육남' 피타 니콜라스 타우파토푸아(35)다.
타우파토푸아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 통가 태권도 국가대표로 출전해 개회식 기수로 나섰다. 그 때 웃통을 벗은 채 근육질의 상체에 기름을 칠하고 등장해 전세계의 시선을 한몸에 사로잡았다. 그리고 2년 뒤, 타우파토푸아가 다시 한 번 상체에 한껏 기름칠을 하고 깃발을 들었다. 태권도에서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로 변신해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해 통가 기수로 나섰기 때문이다.
타우파토푸아는 이날 개회식에 참가한 92개국(남북한 공동입장으로 91개국) 중 80번째로 등장했다. 추위에도 아랑곳 없이 웃통을 벗고 등장한 타우파토푸아의 패기에 환호가 쏟아졌다. 그는 조직위를 통해 "통가의 전통복장 '마나파우'를 입고 왔다. 전혀 춥지 않다"며 "난 통가에서 왔고, 우린 태평양을 건너왔다. 이런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다"고 당당하게 전했다.
스키를 시작한 지 겨우 2년 만에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타우파토푸아는 "(크로스컨트리는)내가 해본 적 없었던 아주 힘든 도전이었다. 태권도와 스키는 다르다"라며 "경기에 나가면 무척 흥분될 것 같다. 물론 리우데자네이루가 여기보다는 조금 더 따뜻하지만, 국가를 대표해 국기를 드는 건 좋은 기회"라며 자부심을 뽐냈다.
종목을 바꿔 올림픽에 연달아 출전한 그는 다음 올림픽 때도 새로운 종목에 도전할 예정이다. 타우파토푸아는 "아마 또다른 스포츠에 도전하게 될 것이다. 내 도전이 뭐가 될 지는 아직 모르겠다. 아마 핸드볼이 될 수도 있지만 내겐 동료가 필요하다"며 도전 의식을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