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은 오는 3월 17일 중국에서 열리는 제12회 아시안필름어워즈에서 '그 후'로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오묘전'의 첸 카이거 감독, '그날은 오리라'의 허안화 감독, '상애상친'의 실비아 창 감독,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의 이시이 유야 김독, '방화'의 펑 샤오강 감독과 경쟁한다. '그 후'는 작품상 후보에도 올랐다. 홍 감독의 '그후'와 함께 펑 샤오강 감독의 '방화' 아밋 마수카르 감독의 '뉴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세번째 살인', 비비안 취 감독의 '가년화' 등 한국 영화팬들에게도 익숙한 감독의 작품들이 작품상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김민희가 '그 후'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연인과 나란히 노미네이트됐다. 김민희는 지난해 2월 제6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홍 감독의 작품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은 바 있다. 이번에도 역시 홍 감독이 그를 여우주연상 주인공으로 만들어줄지 주목된다.
올해 12회째를 맞는 아시안필름어워즈는 홍콩 국제영화제 협회가 주최하는 영화 시상식이다. 아시아 전역의 영화, 영화인들을 대상으로 해 한국영화도 여러 차례 수상의 영광을 안은 바 있다. 지난해엔 '곡성' 나홍진 감독이 감독상을 받았고, '아가씨(박찬욱 감독)'가 4관왕에 올랐다. 2016년에는 '내부자들(우민호 감독)'의 이병헌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올해 홍상수 감독과 '그 후'의 노미네이트는 다소 특별하다. 그간 아시안필름어워즈가 주목한 한국영화는 주로 대중적 사랑을 받은 흥행작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연인 김민희와 불륜 관계임을 인정한 홍상수 감독은 연인과 작업한 모든 작품으로 해외 영화제에서 환호를 받았다. 대중과 교류가 단절되다시피한 국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첫 영화인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로 제68회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대상격인 황금표범상을 수상했다. 다음 작품인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는 베를린 국제영화제는 물론 20개가 넘는 국제 영화제의 초청을 받았다. '그 후'와 '클레어의 카메라'는 동시에 제70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가장 최근작인 '풀잎들'이 제68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포럼 섹션에 초청, 지난해 여우주연상에 이어 다시 한 번 수상의 영광을 안을 수 있을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베를린영화제 집행위원장 크리스토프 테레히테는 "'풀잎들'은 홍상수 감독의 전작들이 그러하듯, 단 한 음절도 바꾸고 싶지 않은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처럼 그 자체로 완벽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우리는 그 안에 담긴 유머와 신랄함, 신중한 아름다움, 관대함, 인간미를 사랑한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