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은 14일 열린 경기에선 메달을 추가하지 못했다. 금메달 1개(쇼트트랙 남자 1500m 임효준)와 동메달 1개(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김민석)를 유지하면서 10위에 랭크됐다.
메달은 없었지만 경쟁은 치열했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조별리그 B조 최종 일본전을 1-4로 패했다. 지난 10일 스위스(이하 세계랭킹 6위)와의 1차전을 0-8로 패한 단일팀은 12일 열린 스웨덴(5위)과의 2차전도 0-8로 패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고, 일본(9위)전까지 무릎을 꿇으면서 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난적 일본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특히, 2피리어드 9분31초 때 랜디 희수 그리핀이 이번 대회 첫 골을 기록했다. 박윤정의 패스를 받아 슈팅을 날렸고, 일본 골리의 가랑이 사이로 퍽이 흘러가는 행운의 득점이었다. 추가점을 내줘 패배를 면하지 못했지만, 앞선 2경기보다 활발한 공력으로 대등한 경쟁을 보여줬다. 새러 머리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최고의 경기를 보여줬다"고 만족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박승희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 1분16초11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31명 중 16위에 올랐다. 메달권과 거리가 멀었지만 '도전' 자체에 의미가 있었다. 박승희는 쇼트트랙 선수로 출전한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동메달 2개,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땄다. 소치 올림픽 이후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꿔 한국선수로는 역사상 처음으로 2개 이상의 종목에서 올림픽에 나서는 진기록을 만들었다. 같은 종목에 출전한 김현영은 1분16초366의 기록으로 18위를 차지했다.
박진용-조정명은 루지 더블에서 최종 9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진용-조정명은 루지 더블 1,2차 시기 합계에서 1분32초672를 기록해 20개 출전팀 중 9위를 차지했다. 소치 올림픽에서 18위에 랭크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만한 성적이다. 두 선수는 1차 시기에서 46초396으로 10위에 이름을 올렸고, 2차 시기에선 46초276으로 기록을 앞당기며 9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남자 컬링 대표팀은 예선 연패에 빠졌다. 남자 컬링 대표팀(김창민·성세현·김민찬·이기복)은 예선 1차전 미국전을 7-11, 2차전 스웨덴전을 2-7로 패했다. 남자 컬링은 총 10개 팀이 참여해 예선에서 한 번씩 맞붙는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중 상위 4개팀이 준결승전에 오른다. 첫 2경기를 모두 패한 대표팀은 최하위로 처졌다.
피겨 페어에선 한국과 북한의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의 김규은-김강찬조는 피겨 페어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21.04점에 예술점수(PCS) 22.89점, 감점 1을 합쳐 42.93점을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점프에서 실수를 범하면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기준 개인 최고점이었던 55.02에 무려 12.09점이나 미치지 못했다. 반면 북한의 렴대옥-김주식조는 69.40점(기술점수 38.79점+예술점수 30.61점)을 받아 지난 1월 4대륙선수권 대회에서 기록한 62.26점을 뛰어넘는 개인 최고점을 찍었다. 11위를 기록해 올라 22개 출전팀 가운데 상위 16개팀에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출전권을 확보했다.
이밖에 노르딕복합에 출전한 박제언은 남자 개인 노먼힐/10km에서 30분56초5를 기록해 47명 중 46위에 이름을 올렸다. 노르딕복합은 스키점프와 크로스컨트리 성적을 더해 순위를 정한다. 먼저 스키점프를 한 뒤 10㎞ 크로스컨트리 경기를 진행한다. 스키점프 성적에 따라 크로스컨트리 출발 순서에 차등(1점 차이에 4초씩 늦게 출발)을 둔다. 박제언은 스키점프에서 총점 73.3점으로 42위 그쳤다. 크로스컨트리에서 42번째로 출발했고, 상위권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47명 중 46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