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석은 지난 2일 자신의 SNS(소셜네스워크서비스)를 통해 논란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내용은 사죄였다. "여러 번의 다짐 끝에서야 이를 인정하고 사죄할 용기가 생겼습니다"라며 얘기를 꺼냈다.
그동안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며 그런 상황을 초래한 배경을 전했다. 낯선 1군 생활에서 가족과 지인을 향해서는 고충을 온전히 전하지 못했다고. 그 과정에서 만난 팬을 통해 누구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얘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도를 넘어섰다. "점차 제 발언은 정도가 심해져 불만의 대상이 주변을 넘어 무고한 치어리더, 팬, 지역을 넘어 심지어는 대통령까지 이른 것 모두가 사실입니다"라고 했다. 시간이 지나서 자신을 돌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현실이 두려워 외면한 시간이 많아 이 글을 쓰는데 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고 했다.
소속팀과 동료에게 사과의 인사를 남겼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저는 솔직히 야구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라는 말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는 의사를 전했다. 김원석은 최근 일본 독립리그 구단의 트라이아웃에 참가하기도 했다.
김원석은 지난해 SNS 대화 메시지가 야구 커뮤니티에 공개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구단과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치어리더와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까지 확인됐다. 결국 한화는 징계 회의를 열어 방출을 결정했다.
안희수 기자
- 김원석 자필 사과문 -
안녕하십니까. 김원석입니다.
죄송합니다. 논란이 된 대화는 모두 제가 한 것이 맞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여러 번의 다짐 끝에서야 이를 인정하고 사죄할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동안 저는 자숙하며, 제가 저지른 일에 대해 도대체 어떻게, 왜 그랬는지에 대해 스스로 반성하며 돌아봤습니다. 저는 오랜 기간 변변치 못한 선수였고, 힘들게 프로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오랜 기간 주변을 맴돌기만 했던 제가 갑자기 1군에 올라 그 분위기에 잘 적응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당시 저는 오랫동안 뒷바라지만 해주던 가족들과 많은 기대를 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사소하다면 사소한 고충들을 말할 수 없었습니다.
많이 외로운 감정이 들었고, 그러다보니 어디에도 하소연 할 수 없던 속사정과 불평 등 하소연의 말들을 인터넷에서 만난 제 팬이라는 이름조차 모르는 익명의 대화상대와 나누기 시작하였습니다. 솔직히 그 당시 저는 사소한 이야기라도 제 이야기를 맞장구 쳐주는 그 친구가 고마웠고, 그분과의 대화에서 점차 제 발언은 정도가 심해져 불만의 대상이 주변을 넘어 무고한 치어리더, 팬, 지역을 넘어 심지어는 대통령까지 이른 것 모두가 사실입니다.
그러다 어느순간 잘하면 더 잘하지 못한 이유를 남에게 찾았고, 안되면 안 되는 이유를 쉽게 남 탓으로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때의 전 그릇이 작았고, 작은 그릇에 넘치는 사랑을 받다 보니 눈은 높아졌는데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여 더욱 더 자극적인 발언을 하였습니다.
또 부끄럽지만 제 스스로가 냉정하면서도 솔직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던 마음 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 스스로가 대화 당시 무슨 생각이었는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때의 제 자신이 겸손하지 않았다는 점은 명확하게 기억합니다. 현실은 팀에 잘 적응하지도 못해 외로웠지만 그렇지 않은 양 허세를 부리며 주제넘게 남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척, 써서는 안 될 말로 상처를 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솔직히 현실이 두려워 외면한 시간이 많아 이 글을 쓰는데 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마음속에서 저는 솔직히 야구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한 잘못은 지워지지 않는 문신처럼 남아 저를 따라다닐 것이고, 야구는 제가 없어도 되지만, 저는 야구를 빼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입니다.
팬이 있어 프로가 있고 구단이 있는데, 제 사소한 현실을 부정하며 팬들을 욕보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같이 운동했던 선수분들, 감독님과 코칭 스텝 및 구단 관계자분들, 치어리더분들, 그리고 야구팬 분들, 특히 한화이글스 팬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2018.3. 김원석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