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는 '궁합(홍창표 감독)'으로 제대 후 첫 스크린 도전장을 냈다. 크랭크업 2년 만에 개봉한데다 만족스러운 평을 듣지 못했지만 관객의 마음 하나만큼은 제대로 사로잡았다. 이 영화로 지난 2월 28일 개봉해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으며, 개봉 4일째인 3일까지 74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았다.
예상치 못했던 흥행 경사를 맞았다. '궁합'은 이승기가 군에 입대하기 전인 2015년 12월 촬영을 완료했다. 그의 제대까지 기다려 개봉한 셈인데, 영화의 퀄리티를 자신하지 못해 2년이나 개봉을 미룬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았다. 실제로 영화가 첫 공개되는 언론배급시사회에서는 만족스러운 평이 나오지 않았다. 흥행에 자신이 없었던지 개봉 하기 전부터 할인 행사를 여는 등 영화 본질보다 다른 이벤트로 시선을 끌었다.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내부에서도 오랫동안 극장에 걸려있기 힘들 것이란 예측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 마블 스튜디오의 '블랙 팬서'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로 올라섰다. 4일 오후 기준 19.4%로 예매율 1위를 지키고 있다. 극장 비수기인 3월 개봉하는 강력한 경쟁작도 없어 흥행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대 이상의 흥행을 두고 많은 이들이 입을 모아 "이승기의 힘"이라 평가하고 있다. 이승기는 2015년 개봉한 '오늘의 연애' 이후 두번째 영화에 도전했다. '오늘의 연애'로는 189만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은 넘겼지만 큰 재미를 보지는 못 했다. 2004년 방송된 MBC 시트콤 '논스톱5'로 연기를 시작, 시청률 45.2%(SBS '찬란한 유산')라는 놀라운 성적표도 받아본 적 있는 경력 14년차의 배우지만 스크린까지 영역 확장을 할 기회가 적었다. "'궁합'은 나의 두 번째 영화다. 아직 영화에 대해 잘 몰라서 스크린에 나오는 내 얼굴이 어색하고 신기하다"던 이승기는 본격적인 영역 확장과 동시에 단 두 편 만에 스크린 티켓 파워를 증명했다. 돈 주고 봐도 아깝지 않은 이승기를 향한 관객의 신뢰가 쌓였다.
홍창표 감독은 "남자 주인공 서도윤 역할을 캐스팅 하며 많은 고민을 했다. 그간 사극 속 남성은 주체적으로 움직이거나 어둡게 표현됐다. '궁합'은 기존 사극과 다른 젊은 사극이다. 남성적인 이야기가 아니며 서도윤은 여유 있고 유머가 있는 캐릭터다. 이 역할에 가장 적합한 배우가 누굴까 심사숙고한 끝에 이승기를 캐스팅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