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이 12년 만에 고유 브랜드를 접는다. 앞선 '무모한 도전'까지 포함한다면 13년 만에 마침표를 찍는 것. 시즌2는 훗날로 미뤘다. 31일 시즌1의 마침표를 찍는다. 시청자들은 기존 출연자들이 함께하는 '무한도전' 시즌2를 간절히 바랐다. '무한도전'은 그저 하나의 프로그램이 아니다. 13년의 인생을 함께했고 그래서 늘 곁에 있던 친구와 같은 존재. 떠나보내는 발걸음이 무겁기만한 상황. 시즌2를 위한 과정은 쉽지 않았다. '무한도전' 한 관계자는 "MBC 측이 대안을 만들지 못했다. 그러면서 멤버 전원 하차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고 귀띔했다.
13년 역사의 중심엔 유재석이 있다. 유재석은 초창기부터 이 자리를 지켜온 원년 멤버이자 리더다. 지금의 '무한도전'이 있게 한 상징적 존재다. '무한도전' 이전에도 스타 MC였지만, '무한도전'과 함께 성장하며 '국민 MC'의 자리에 올랐다. 이 작품을 통해 아내 나경은 아나운서를 만나 결혼하기도 했다.
유재석은 '아낌없는 나무'였다. 특유의 입담과 센스를 발휘, 출연진을 대세로 만들었다. 멤버들은 그렇게 대세가 됐고 각자가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박명수는 버럭하면서도 속내가 따듯한 '츤데레' 캐릭터로 호감 지수를 높였다. '이인자' 캐릭터로 활약하며 유재석 곁에 함께했다. '고유명수' '거성' '쭈구리' '악마의 아들' 등의 별명으로 불렸다. 이후엔 '이인자'에서 '일인자'로 성장해 신규 프로그램을 론칭하며 자신만의 입지를 다졌다.
정준하는 '먹신'으로 통했고, 단신의 하하는 '무한재석교' 열띤 신자로 활약했다. 석사 타이틀과 달리 허술한 상식으로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양세형은 '양세바리' 캐릭터로 자연스럽게 '무한도전'에 합류했다. 젊은 피를 수혈해주며 유재석 지원 아래 안정적으로 융화됐다. '프로봇짐러' 조세호는 가장 최근 '무한도전'에 합류하며 막판 프로그램의 기운을 북돋아 준 인물. 유재석의 지지와 신뢰를 얻으며 '무한도전'에 첫발을 들였다. 대답 자판기 같은 모습과 짓궂은 질문에 당황스러운 '조세호표 리액션'으로 웃음을 꽃피웠다. 누구보다 조세호를 잘 알고 있는 유재석이 부담감을 덜어내고 봇짐을 풀게끔 하는 밑거름이 됐다.
유재석은 기존 멤버들뿐 아니라 특집에 출연했던 출연자를 띄워주기에도 능숙했다. 신치림의 조정치는 '무한도전-못친소(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 특집에 나와 유명세를 탔다. 또 혁오·장미여관 양평이형·하하 어머니 김옥정 등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뛰어난 관찰력으로 상대의 특징을 잡아내 예능적인 감각으로 되살려 깜짝 스타로 키웠다. 그것이 유재석의 능력이었고 주변 인물이 빛나게 하며 자신 역시 그 자리에서 빛을 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