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오랜 시간 알고지내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 사건에 대해 “통화 해볼 엄두를 못 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15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 안 전 지사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본인이 나에게 전화해서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보면 몰라도 제가 연락해서 얘기해볼 엄두를 못 내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안 전 지사가 낸 세 번의 메시지를 통해 그의 심중을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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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범죄 인정 안 한 듯”
안 전 지사는 지난 5일 김지은씨의 성폭행 폭로가 있고 난 뒤 6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두 다 제 잘못이다. 일체의 정치 활동을 중단하겠다”며 첫 번째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후 8일 기자회견을 취소하며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거듭 사죄드린다”며 빠른 검찰 소환을 요청했다. 다음날인 9일 검찰에 자진 출석하면서 안 전 지사는 “아내와 가족에게 너무 미안합니다”라고 사과했다. 조사를 받은 후에는 “저를 지지하고 저를 위해서 열심히 했던 제 참모였다. 미안하다”며 김지은씨에게 미안함 마음을 전했다.
이에 대해 유 작가는 “(세 번의 메시지를 통해 볼 때)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은 형법,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은 성폭력 특례법에 있는 건데 둘 다 인정 안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박형준 교수 역시 “도의적‧정치적으로는 큰 잘못을 저질렀지만, 법적으로 처벌받을 만한 행위를 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라고 말했고, 유 작가는 “그렇죠”라고 동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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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인생은 끝났다고 봐야”
유 작가는 그가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에게 사과했어야 한다고 봤다.
박 교수는 “이 문제를 안 전 지사가 정치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의구심이 들었다”며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그다음에 처신하는 게 도리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유 작가도 “그렇게 했어야 맞다”면서 “그가 재판을 빨리 받고 싶어했던 것 같다. 정치인으로서 정치 인생은 끝났다고 봐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피의자의 권리, 정치적 책임을 갖고 있다. 법정 공방이 굉장히 치열하게 오래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안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사무국 국장을 맡으며 이광재 당시 민주당 의원과 함께 ‘좌희정, 우광재’로 불렸다. 노무현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장관이었던 유 작가는 ‘노(盧)의 남자’라고 불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