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7년의 밤(추창민 감독)'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날 행사에는 추창민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류승룡·장동건·송새벽·고경표가 참석해 영화를 처음으로 공개한 소감과 함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정유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7년의 밤'은 한 순간의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 최현수(류승룡)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 오영제(장동건)의 7년 전 진실과 그 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추창민 감독은 원작과의 차별점에 대해 "원작은 스릴러적인 요소가 강했다. 무엇보다 오영제를 사이코패스 혹은 살인마적인 요소로만 표현했다. 근데 난 연출하는 방식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잘 할 수 없는 사람이라 오영제라는 인물을 설득하고 설득 당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원작과 다른 사연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내가 선보인 작품들과 '7년의 밤'은 작품 세계가 확연히 구분 된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단연 원작이었다. 하지만 영화와 문학은 다른 장르다. 뛰어난 문학성을 영화에 어떻게 녹여내느냐가 큰 숙제였다"고 덧붙였다.
'7년의 밤'을 이끄는 주역은 단연 배우들이다.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살인자가 되어버린 최현수를 연기한 류승룡은 씻을 수 없는 죄책감과 그로 인한 트라우마, 다가올 복수에 맞서 아들을 지키고자 하는 처절한 부성애 등 깊이 있는 심리를 섬세한 연기로 표현해냈다.
류승룡은 "원작에 워낙 심리 묘사가 잘 돼 있었다. 그외 여러 상황들은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며 "솔직히 지금까지도 좀 힘들다. '7년의 밤'을 끝낸 후 차기작을 볼 때 '염력', '극한직업' 등 웃으면서 할 수 있는 작품들을 선택할 정도로 6개월 이상은 작품 속에 계속 있었다"고 토로했다.
또 "후시녹음을 3개월에 한 번씩 쉬지 않고 했다. 개봉 전까지 계속 ing였다"며 "근데 아이러니한 것은 촬영 때는 감정 외 힘든 점은 못 느꼈다. 추운 날씨였는데 추운 줄도 몰랐고, 다쳐도 아픈 것도 몰랐다. 잠시 무감각했던 것 같다. 육체적·환경적 힘듦은 없었다"고 단언했다.
장동건은 죽은 딸에 대한 복수심에 사로잡힌 오영제로 분해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꾀했다. M자 탈모를 비롯한 외모 변화와 시종일관 내비치는 섬뜩한 눈빛은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하며 인생 캐릭터 탄생을 예고한다.
장동건은 "배우가 처음 역할을 만나 연기를 하게 되면 '나라면'이라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하게 된다. 나에게는 공교롭게도 실제 딸이 있다. 연기를 하기 위해서지만 '이런 상상을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상상을 하는 내 자신에게 죄책감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딸을 학대하는 아빠인데 딸의 죽음으로 인해 복수를 계획하는 아빠 아닌가"라고 설명한 장동건은 "굉장히 상식적이지 않지만 사람 심리에 따른 행동이 100% 한가지 때문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받아들였다"고 분석했다.
장동건은 몸싸움 장면을 촬영하며 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고. 장동건은 "연골이 1cm 정도 찢어져 40바늘을 꿰매었다. 촬영 전과 후 귀 모양이 좀 달라졌다. 그래도 큰 부상은 아니라 다행이었고 훈장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시원스런 속내를 내비쳤다.
이와 함께 송새벽은 그날의 사건을 모두 목격한 인물이자 살인자 최현수의 아들인 서원(고경표)을 묵묵히 지켜주는 안승환 역을 통해 죄책감과 사명감을 동시에 품고 사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선보인다. . 살인자의 아들 최서원 역의 고경표는 하루 아침에 자신의 운명이 송두리째 바뀌어 버렸다는 혼란과 살인자 아버지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가진 비운의 캐릭터를 완벽히 표현해 내 극의 몰입도를 더했다.
고경표는 "내 캐릭터는 아역이 등장한다. 아역과 연결점을 잘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역을 연기한 친구를 믿고 있었다. 실제로 그 친구의 눈과 7년 후 내가 표현하는 눈이 닮아 있어 신기하기도 했다"며 "끝무렵 등장하는 서원에 대해서는 '콘크리트에 핀 민들레'처럼 생명력 있는 아이로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변신과 변화, 비극처럼 보이지만 아이러니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기존의 한국형 스릴러와는 또 다른 형태의 스릴러 영화로 탄생한 '7년의 밤'은 3월 28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