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람 바람 바람'이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로 봄 극장가를 공략한다. 불륜을 그린 코미디다. 위험하면서도 신선한 소재다.
22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바람 바람 바람(이병헌 감독)' 언론배급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바람 바람 바람'은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이성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매제 봉수(신하균), 그리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송지효) 앞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제니(이엘)가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되는 상황을 그린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 영화다.
2015년 재기발랄한 코미디 영화 '스물'로 성공을 거뒀던 이병헌 감독의 작품이다. 이 감독은 '바람 바람 바람'을 통해 '스물'이 마흔이 됐을 때의 일을 그린다. '스물'을 통해 20대 청춘의 야한 농담을 스크린에 담아냈던 이 감독은 이번엔 바람으로 시작해 바람으로 끝나는 발칙한 코미디 영화를 내놨다.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가 온다'는 포스터 속 문구는 이 영화의 특징을 잘 설명해준다.
이성민과 신하균, 두 배우의 코믹 연기가 이 영화의 무기다. 바람의 전설 석근을 연기한 이성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한 봉수를 연기한 신하균은 이 영화의 두 축. 못 말리는 매형과 처남으로 등장해 상반된 두 캐릭터의 맛을 살린다. 특히 귀여운 '지질미'를 장착한 신하균의 연기 변신이 눈길을 끈다. 신하균은 "모든 연기가 다 어렵지만 코미디는 더 어렵다"고 말했다.
송지효와 이엘의 역할도 두 남자 못지않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오는 송지효는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줬던 털털한 매력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가져왔다. 그간 섹시하고 강렬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던 이엘은 마성의 여인 제니로 분했다.
그러나 문제는 공감이다. 이 영화는 체코 영화 '희망에 빠진 남자들'을 리메이크한 작품. 한국 관객들의 정서와 잘 맞아떨어질지는 미지수다. 불륜이라는 소재에 웃음을 입혔다는 점, 일반적이지 못한 막장 설정들이 연이어 등장한다는 점이 분명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다. 이에 대해 이병헌 감독은 "이 막장드라마가 어떤 식으로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컸다. 일상에서 느낀 욕망을 코미디로 다룬 영화가 많지 않다고 생각해서 굉장히 신경쓰며 작업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영화가 공감을 얻는 데 관객의 차이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첫 공개된 영화를 본 기혼자들의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나왔지만, 미혼자들의 객석에선 그다지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바람 바람 바람'은 오는 4월 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