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섭은 28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고졸 투수가 개막 네 번째 경기에 등판할 만큼 큰 기대를 받은 양창섭은 6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팀이 6-0 이겨 승리 투수가 됐다. 고졸 투수가 프로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올린 건 김태형(롯데, 1991년롯데) 김진우(KIA, 2002년) 류현진(한화, 2006년) 임지섭(LG, 2014년) 하영민(넥센, 2014년) 이후 다섯 번째다.
양창섭은 개막 후 폭발적인 타격을 자랑하던 KIA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프로 데뷔 첫 타자 이명기를 맞아 삼진 처리했고, 이어 버나디나와 안치홍을 내야 땅볼 외야 뜬공으로 잡아냈다. 2회에는 최형우-나지완-김선빈을 모두 내야 땅볼로 잡았다.
3회 1사 후 최원준에게 2루타를 맞고 처음 주자를 내보낸 후엔 김민식에게 볼넷을 내줘 다소 흔들리는 듯 했다. 이후 2사 1·3루 상황에서 버나디나를 땅볼 처리하고 이닝을 마감했다.
4회는 선두타자 안치홍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이후 세 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5회 김민식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큰 위기 없이 막아내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양창섭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버나디나(2루타) 나지완(몸에 맞는 공)에게 출루를 허용해 2사 1·3루 위기에 놓였지만 김선빈이 날린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 박해민의 글러브에 쏙 들어갔다.
삼성은 7회 말 시작과 동시에 마운드를 최충연으로 교체했다. 지난해 신인 2차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양창섭은 입단 당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삼성은 "최고구속 148km의 빠른공에 수준급의 경기 운영능력, 제구력까지 갖춘 완성형 투수로 평가하고 있다"며 "입단 첫 해부터 1군에서 팀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고교 시절 이력도 화려하다. 덕수고 재학 당시 2016~2017년 2년 연속 황금사자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됐고, 2016년 청룡기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청소년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양창섭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의 호투로 코칭스태프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단숨에 선발 후보로 급부상했다. 시범경기에서도 연일 호투하면서 개막 후 네 번째 경기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김한수 감독은 경기 전 양창섭에 대해 "경기 운영 능력이 좋다"고 칭찬했다. 이를 입증했다. 신인 답지 않게 노련한 투구를 선보였다. 긴장하지 않고 마운드에서 자신있게 공을 뿌렸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 나왔고, 슬라이더(25개) 포크볼(11개) 커브(9개) 등을 효과적으로 투구했다.
양창섭은 입단 당시 구단을 통해 "삼성이라는 명문팀에 입단하게 돼 기쁘다. 데뷔 첫 해 10승과 신인왕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목표를 밝혔다. 올해 신인왕 후보로는 강백호(kt) 양창섭(삼성) 한동희(롯데) 등이 손꼽히는 가운데, 양창섭은 이날 호투로 신인왕 후보임을 입증했다.
특히 아델만과 보니야의 부진한 데뷔전을 경험한 삼성으로선 양창섭의 등장에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