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타격 연습을 두 차례나 실시하면 꾸준히 경기 출장에 대비했다. KIA 유니폼을 입고 5639일 만에 선발 출장한 정성훈(38)은 결승타를 포함해 팀 승리에 앞장섰다.
정성훈은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2번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올 시즌 개막 5번째 경기이자, KIA 소속으로는 2002년 10월 20일 광주 삼성전 이후 5639일 만의 선발 출장이다. 이날 결승타 포함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정성훈은 0-0 동점인 1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서 상대 선발 백정현에게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그는 139㎞ 직구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05m. 올 시즌 첫 안타이자 마수걸이 홈런은 팀이 7-0으로 승리하며 결승타가 됐다. 정성훈이 KIA 유니폼을 입고 홈런을 쏘아올린 건 2002년 10월 14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더블헤더 2차전 이후 5645일 만이다.
이후에도 정성훈에게 찬스가 왔다. 1-0으로 앞선 3회 말 1사 2·3루에선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2-0으로 달아난 5회 무사 만루에서 정성훈은 좌전 안타로 3루 주자 백용환을 불러들였다. 이날 두 번째 타점이다. 정성훈은 4-0으로 앞선 7회 말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친 뒤 이후 최원준으로 교체됐다. KIA는 정성훈이 만든 찬스에서 안치홍의 3점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정성훈은 지난 24일 kt와의 개막전에서 KBO 리그 역대 최다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한 야수다. 프로야구 역사상 딱 10명만 달성한 2000안타 고지도 지난해 밟았다.
지난해 11월 LG로부터 재계약 불가 방침을 전해 들은 정성훈은 2차 드래프트에서도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고향팀 KIA에서 손을 내밀어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KIA는 1999년 해태 1차 지명으로 입단해 002년까지 뛴 친정팀이다.
어렵게 소속팀을 찾은 정성훈은 막강 타선을 자랑하는 KIA에서 선발이 아닌 교체로 출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지난 28일 경기를 앞두고 두 차례 프리배팅 훈련을 했다. 1차로 주전 선수들과 훈련한 뒤 수비 훈련을 마치고 또 배팅 게이지에 들어서 공을 쳤다. 그는 "많이 해야죠"라고 웃었다. 오랜만에 3루수로 나서는 만큼 송구 연습을 위해 배팅볼 투수를 자청하기도 했다. 개인과 팀을 위해 꾸준히 준비하고 대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