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넥센 사령탑으로 첫 시즌을 치른 장정석 감독은 4번 타자로 주로 김하성을 기용했다. 총 647타석 중 58%에 해당하는 372타석을 책임졌다. 윤석민(KT·136타석)과 채태인(롯데·66타석)이 그 뒤를 이었지만 김하성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결과는 대성공. 부담을 딛고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2 23홈런 114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었다. 장 감독은 "4번 타순에서도 멘틀에 흔들림이 없다.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 주고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올 시즌 김하성의 타순은 5번이다.
장 감독은 개막 첫 8경기 모두 4번 타자로 박병호를 내세웠다. 미국 진출 이후 2년 만에 KBO 리그에 복귀한 박병호는 이견이 필요 없는 정상급 홈런 타자. 2012시즌부터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고, 2014년과 2015년엔 KBO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때려 냈다. 장 감독은 "(엔트리를 작성할 때) 망설임이 없다. 든든하다"고 말했다.
박병호-김하성으로 이어지는 4-5번 타순이 구축되면서 상대 투수가 받는 위압감은 더 강해졌다. 출루율이 높은 박병호와 찬스에 강한 김하성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장 감독은 "박병호는 영리한 선수다. 유인구를 알아서 잘 골라낸다. 욕심이 많으면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매 타석에서 집중한다"고 말했다.
넥센은 박병호가 4번 타순을 지켜 주면서 외국인 타자 초이스의 타순을 유동적으로 가져갈 수 있게 됐다. 대부분의 구단이 외국인 타자를 4번 타순에 배치하는 것과 달리 2번과 3번 타순 등 상황에 맞는 맞춤형 라인업 운영이 가능하다. 시즌 초반에 타격 부침이 있는 김하성의 컨디션만 올라오면 '박병호 효과'는 더욱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박재홍 MBC SPORTS+ 해설위원은 "박병호 우산효과로 봐야 할 거 같다. 중심에서 버티니까 상·하위타선이 강해졌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