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중부에 토스카나 주가 있다. 어디인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주도인 피렌체라고 하면 얼른 떠오르는 지역이 바로 토스카나이다. 아니면 피사의 사탑으로 유명한 피사가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토스카나주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화의 중심지였다.
그래서인지 현재 이탈리아 표준어는 로마 사람이 사용하는 말이 아닌 토스카나주 사람들의 말이다. 피렌체와 시에나, 피사 등 유명한 도시가 있는 중세 문화의 중심이었던 토스카나주는 오늘날에는 이탈리아 와인의 주산지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 또 유명한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피렌체에서 꽃피운 르네상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토스카나의 주도는 피렌체이다. 피렌체는 단테, 미케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보티렐리, 보카치오 등이 태어나거나 활동한 도시로 유명하다. 이들의 활동으로 인해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들의 후원자였던 가문이 바로 메디치이다. 물론 메디치도 피렌체 사람이다.
피렌체는 바로 이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이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다양한 문화유산이 피렌체에 남아 있다. 메디치가의 저택이었던 베키오 궁전을 비롯해서 우피치 미술관, 아카데미아 미술관, 국립미술관, 안젤리코의 벽화로 유명한 산마르코 미술관 등이 있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미술관이고 박물관이어서 '걸작'들을 감상하고있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2500여 작품이 있는, 피렌체를 대표하는 우피치 미술관에는 14~16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가들의 작품이 많다. 가장 유명한 것은 보티펠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봄의 향연' 등이다. 다빈치의 '수태고지' 미케란젤로의 '성가족'등도 만날 수있다. 이외에도 17~18세기 바로크와 로코코시대의 화가나 독일과 프랑스 르네상스 화가들의 작품들도 많다.
1298년에 지어진 베키오 궁전은 현재 피렌체 시청으로 사용하고 있다. 바시리와 그 일파가 그린 메디치의 전투장면이 있다. 특히 댄 브라운의 소설 '인페르노'의 모티브가 된 단테의 데스마스크도 2층 한켠에 전시되어 있다. 시청 옆에는 메디치가문을 가장 번성하게 일으켰던 코시모 메디치의 동상도 있다.
이밖에도 아카데미아 미술관에는 피렌체대성당의 지도자들로부터 의뢰를 받아 미켈란젤로가 만든 다비드상이 있다. 원래 시청밖에 있었지만 보존을 위해 옮겨왔다. 시청 자리에는 모조품이 전시되어 있다.
피렌체하면 떠오르는 사진이 한장 있다. 돔 지붕이 있는, 한때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이었던 두오모 성당과 종탑이 나오는 사진 말이다. 이 사진속 장면을 보기위해서는 강건너 미켈란젤로 광장을 가면된다. 피렌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와인 최대 생산국인 이탈리아 그리고 토스카나 세계 최대의 와인생산국은 어디일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프랑스라고 할 것이다. 이탈리아가 정답이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와인 생산국이 프랑스이다 보니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이탈리아는 매년 약 8억 병의 와인을 생산하는데 이는 프랑스의 약 1.15배라고 한다. 많이 생산하다보니 많이 먹기도 한다. 와인 소비량과 수출량도 세계 1위라고 한다. 재배면적은 스페인과 프랑스에 이어 3위이다.
이탈리아는 잘 알다시피 남북으로 길게 뻗은 모양이다. 위도가 10도 이상 차이가 나고 구릉지대와 산악지대가 많다. 우리나라 처럼 산이 전 국토의 70%정도라고 한다. 지중해성 기후의 덕분에 일조량이 많아 포도의 당도가 높고 산미가 약한 것이 특징이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와인 생산지가 바로 토스카나이다. 이탈리아 와인의 본고장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혹시 이탈리아 와인중에 키안티 와인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와인을 짚으로 싼 것으로도 유명했고 와인 라벨에 닭 모양이 그려진 와인이 바로 키안티 와인이다.
이탈리아 와인은 등급이 있다. 가장 높은 등급은 DOCG이다. 정부에서 보증한 최상급 와인을 의미한다. 그 아래가 DOC, IGT이며 일상적으로 마시는 테이블 와인은 VdT등급이다. 전국적으로 약 40개 가까운 와이너리가 DOCG 등급을 받는데 토스카나 지역은 7개정도 받고 있다고 한다.
토스카나를 대표하는 와인은 프레스코발디이다. 무려 7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미켈란젤로가 마셨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유서깊고 전통이 있는 와인이다. 현재도 토스카나 지역에서 가장 많은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으며 전세계 90개국에 와인을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
#테너 보첼리가 고향에 만든 침묵의 극장 피렌체에서 피사의 사탑으로 유명한 피사로 한 시간 쯤 가다가 보면 인구 2000명도 되지 않는 조그마한 시골 마을이 나온다. 여기에 독특한 야외 극장이 있다고 해서 들렀다. 마을 이름은 라하티코.
마을을 따라 내려가니 온통 사방이 푸른 초지로 뒤덮인 구릉지대가 끝없이 펼쳐졌다. 풀만 없었다면 그야말로 허허발판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그런 곳이었다. 그 곳에 덩그러니 둥근 분수대 같은 구조물이 나타났다. 침묵의 극장(Teatro del Silenzio)이다. 분수대 안에는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는데 올 해는 대형 붉은 고추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이곳은 매년 7월이면 세계적인 성악가들의 공연이 펼쳐진다고 한다. 인구 2000명도 되지 않는 이곳에 공연을 보기위해서 1만명 가까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어떤 성악가가 이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을까 궁금했다.
주인공은 다름아닌 안드레아 보첼리이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테너이자 팝페라 가수인데 우리에게 익숙한 '타임 투 세이 굿바이'를 영국의 소프라노 사라 브라이트만과 듀엣으로 부른 그 가수이다.
보첼리가 태어난 곳이 바로 라히티코이다. 그는 2006년부터 자기의 고향에 야외 극장을 짓고 매년 공연을 펼치고 있다. 평상시에는 그냥 잡초 무성한 벌판이지만 공연날만은 무대와 의자가 설치돼 수많은 팬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브라이트만 뿐 아니라 파바로티, 케니G 등 수많은 음악인들이 이 무대에 섰다고 한다.
올 해는 7월 28일과 30일 이틀간 공연이 열린다. 7월 28일 토요일 티켓은 이미 동났지만 월요일인 30일 티켓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한다. 가격은 102유로부터 443유로까지 다양하다. 별이 쏟아질 것만 같은 밤에 푸른 초원 위에서 듣는 감미로운 보첼리의 목소리. 생각만해도 감동이 밀려오는 듯했다.
아 참. 침묵의 극장이라고 이름 붙여진 것은 1년 52주 중 공연과 준비를 하는 2주만 시끌벅적하다 50주는 조용한 것에서 착안해서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