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효리가 제주4.3사건 추념식에 참석해 시 두 편을 낭독했다. 시를 낭독하기까지 출연 찬반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효리는 주최 측의 부탁에 응했다.
이효리는 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4.3 70주년 추념식에서 검은 정장을 차려입고 행사를 진행했다. 대중가수가 추념식 본 행사에 참여한 것은 2014년 4·3 희생자추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후 처음이다. 참석하지 말아달라는 글이 올라왔으나, 주최 측은 이효리가 예정대로 참석해 시를 낭송한다고 밝혔다.
이효리가 추념식의 사회자로 선다는 건 지난 달 25일 제주도에서 열린 ‘김제동의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 시즌8’을 통해 알려졌다. 김제동은 객석에 앉아있던 이효리를 소개하며 “효리씨가 4ㆍ3 희생자 추념식의 사회를 맡는다”고 전했다. 이효리는 “이번에 추념식의 사회 부탁이 와서 하기로 했다.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었는데 괜찮다고 하시더라”고 웃음지었다. 그러면서 “제주도에 살면서 민박도 하고 제주의 도움을 받았다. 뭔가 제주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주4.3사건 추념식 행사에서 이효리는 제주 출신 이종형 시인의 ‘바람의 집’과 이산하 시인의 ‘생(生)은 아물지 않는다’를 낭독했다. 이효리가 낭독한 ‘바람의 집’은 1947년 발생한 제주4.3사건의 희생자들의 아픔을 추모하는 내용이다. ‘생은 아물지 않는다’를 쓴 이산하 시인은 1987년 4.3사건의 배후에 미군정이 있다는 전제를 담은 장편 서사시 ‘한라산’을 발표했다가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되고 복역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제70주년 제주 4.3사건 희생자 추념식을 맞아 이산하 시인의 ‘한라산’은 초본대로 복원되어 발간되기도 했다.
이효리뿐만 아니라 제주도에 거주하는 가수 루시드폴이 ‘4월의 춤’을 선곡했다. ‘4월의 춤’은 제주도에서 일어난 4.3 사건을 추모하기 위해 루시드폴이 2015년 12월 발매한 곡이다. 가수 이은미도 노래했으며, 현기영 선생은 추모글을 준비했다.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에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