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필리핀과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5·6위 결정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는 한국 여자 축구의 2회 연속 월드컵 출전 여부가 걸렸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1승2무를 거뒀지만, 호주·일본에 골득실에서 뒤져 B조 3위로 밀렸다. 8개국이 참가한 아시안컵은 A·B조 2위까지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 직행 티켓이 주어진다. 각 조 3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리한 팀이 프랑스행 마지막 5번째 출전권을 차지한다.
객관적 전력에선 따지면 한국이 앞선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16위인 한국은 필리핀(72위)보다 무려 56계단이 높다. 조별리그 성적도 비교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선 아시아축구연맹(AFC) 국가 중 FIFA 랭킹이 가장 높은 호주(6위) 디펜딩 챔피언 일본(11위)을 상대로 각각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A조에 포함된 필리핀은 개최국 요르단(51위·2-1승), 중국(17위·0-3패), 태국(30위·1-3패) 등 1승2패에 그쳤다. A매치 상대전적은 2008년 3월 24일 아시안컵 예선에서 만나 한국이 4-0 대승을 거둔 적이 있다.
여자대표팀은 운명의 필리핀전을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다. 미드필더 이민아(고베 아이낙)는 마지막 경기에서 반드시 월드컵 출전권을 따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민아는 조별리그 최종 3차전 베트남과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4-0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월드컵행을 확정 짓지 못하면서 이 경기 수훈 선수(Player of the Match)에 뽑히고도 웃지 못했다. 이민아는 베트남전 후 인터뷰에서 "월드컵에 가기 위해 남은 5-6위 결정전에서 무조건 승리를 거두겠다"면서 "오늘보다는 좋은 경기력으로 나서서 꼭 필리핀을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간판 스트라이커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은 "무조건 5-6위 결정전에서 이겨 월드컵 티켓을 따겠다. 이외에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고 다짐했다..
윤 감독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니까 우리 선수들이 힘내서 잘했으면 한다. 분위기가 많이 다운됐는데 빨리 회복해야 한다. 체력적, 정신적으로 마지막까지 잘하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상대팀 필리핀을 존중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분위기가 많이 다운됐는데, 잘 끌어올려서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면서 "월드컵이 최종 목표다. 필리핀전 준비를 잘해서 좋은 경기를 하고 마무리했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