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가 LG 구단의 '사인 훔치기 논란'에 관해 상벌위원회를 개최한다. 쟁점은 두 가지다.
KBO 관계자는 "LG 구단으로부터 경위서를 받진 못했지만 조만간 날짜를 정해 상벌위원회를 개최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LG는 18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KIA 구종별 사인'이라는 A4 용지를 더그아웃에서 라커룸으로 이어지는 복도에 붙여놓은 장면이 포착됐다. 여기에는 우타자 기준 몸쪽(검지 왼쪽 터치) 바깥쪽(검지 오른쪽 터치) 커브(검지, 중지) 슬라이더(검지, 중지, 새끼) 체인포크(검지, 중지, 약지, 새끼) 등 KIA 배터리의 사인을 의미하는 구종 및 코스별 손동작이 적혀있다. LG 구단은 "전력 분석에서 정보전달을 하는 내용 속에 그린라이트가 부여된 1루 주자의 도루 시 도움이 되기 위해 관련 내용(상대팀 KIA의 구종별 사인)이 있었다"고 해명하며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다. 향후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동안 사인 훔치기 논란은 몇 차례 있었지만 이와 관련해 상벌위원회가 열린 적은 없다. '사인 훔치기'에 대해 상벌위가 열리는 건 리그 37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전례가 없었지만 KBO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논란이 크고, 직접적인 증거가 포착됐기 때문에 상벌위 개최를 결정했다. KBO 관계자는 "상벌위에서 문제점에 대해 검토하는 절차가 필요해 보였다"면서 "상벌위를 통해 처벌 및 제재 여부가 확정될 것이다"고 밝혔다.
상벌위에서 논의되는 사항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규정 위반 여부다. KBO리그 규정 제26조 불공정 정보의 입수 및 관련 행위 금지 조항을 살펴보면 1항에 "벤치 내부, 베이스코치 및 주자가 타자에게 상대 투수의 구종 등의 전달 행위를 금지한다"고 나와 있다. 2항 역시 전자기기 사용을 금지하면서 "벤치 외 외부 수신호 전달 금지, 경기중 외부로부터 페이퍼 등 기타 정보전달 금지"라고 명시돼 있다. KBO 관계자는 "LG의 경위서를 받아봐야겠지만 규정 위반 여부를 따져볼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KBO는 최근 '클린 베이스볼'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관계자는 "상벌위에서 두 번째로 논의될 사항은 사인 훔치기 논란이 '페어(공정)하지 못했다'는 인식 하에 리그의 공정성과 품위 손상을 야기한 부분에 대해 다룰 것이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처벌 및 제재 수위가 확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