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 아픔 딛고 비상하는 문안나

문안나(34·3기·A2등급)가 아픔을 딛고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 경정팬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남·녀 선수들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을 하는 경정이지만 남성이 여성보다 조금은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여성의 섬세함이 경주를 주도해 나가는 것도 경정의 한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문안나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즌 초 고인이 된 고일수(5기)의 불의의 사고로 사별의 아픔을 겪었다. 많은 팬들은 선수생활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문안나는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며 한층 더 성숙한 경기력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문안나는 2004년 경정에 입문했다. 데뷔 첫해 시즌 1승으로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단 1승도 기록을 하지 못한 시즌(2006년)도 있었다. 그러던 중 문안나는 2010년 임신을 하며 한동안 미사리를 떠나 가사와 육아교육에 전념했다. 복귀시점이 생각보다 늦어져 완전히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문안나는 예전의 과오를 다시 범하기 싫어 오랜 시간을 두고 차분한 훈련을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려 복귀시점을 늦추었다고 했다. 복귀는 2013년 후반에 이뤄졌다. 39회 차부터 출전하여 총 6회 출전 중 3착 1회를 거둔 초라한 복귀 성적이었다. 그렇지만 고무적인 점도 있었다. 스타트감이 어느 정도 안정 되었다는 것이다. 평균 스타트 0.35초로 출산 전보다 확실히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다음해인 2014년에는 평균스타트 0.27초, 1착 9회·2착 9회·3착 8회로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서서히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015년 2착이 18회를 기록할 정도로 한층 향상된 경기력을 보여줬다. 더욱 고무적인 점은 문안나의 평균스타트(0.24초)가 좋아지고 있는데다 휘감기와 휘감아 찌르기를 병행해 주도적으로 경주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드디어 문안나에게 정점을 찍는 시간이 찾아왔다. 2016년이 바로 그 해다. 1착 24회·2착 18회·3착 7회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 기간 중 문안나는 제 10회 스포츠경향배 결승전 3코스에 출전해 휘감아 찌르기 전개이후 역전 3착으로 생애 첫 대상경주 3위 성적을 기록했다. 그 여세를 몰아 쿠리하라배 결승전 2코스에 출전해 3위 입상을 기록했다. 한 해 두 번의 주요대회에서 순위권 진입에 성공하며 시상식 단상에 올라서는 영광을 얻었다.

2018시즌에도 흐름은 이어졌다. 현재 19회 출전 중 1착 6회·2착 6회·3착 3회·평균 착순점 7.75·연대율 63.2%·3연대율 78.9%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경정 전문가들은 "문안나의 강력한 의지력과 단조로운 찌르기 전개보다는 주도적인 스타트 승부를 펼친다는 점, 그리고 차분하게 경주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좋아져 최근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016년 시즌 이상의 성적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용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