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성남 일화(현 성남 FC) 선수로 활약했던 김도훈 울산 감독]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최초의 '해트트릭' 득점자를 아시나요?
아시아 클럽 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클럽 대항전은 1967년 아시안챔피언클럽토너먼트로 시작해 1985년 아시안클럽챔피언십으로 재편됐다. 그리고 2003년 ACL로 다시 태어났다. ACL은 아시아에서 최고 권위 있는 대회로 자리를 잡았다.
ACL이라는 이름으로 올해 열여섯 번째 시즌이 치러지고 있다. 8~9일에 2018 ACL 16강 1차전이 일제히 펼쳐진다. 한국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은 올 시즌 4개 팀이 참여해 3개 팀이 16강에 진출했다. 한국 축구팬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ACL 16강 1차전이 9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펼쳐진다. K리그 '명가'가 격돌하는 경기, 울산 현대와 수원 삼성이 대결한다.
이 경기에 ACL 최초의 해트트릭 득점자가 참가한다. 바로 김도훈 울산 감독이다.
김 감독은 선수 시절 K리그와 아시아를 호령한 공격수였다. 그는 성남 일화(현 성남 FC) 유니폼을 입고 ACL 초대 대회에 참가해 해트트릭을 쏘아 올렸다. 2003년 3월 9일 성남은 ACL 동부 지역 8강 B조 풀리그 첫 경기 오소츠파(태국)와 경기에서 김도훈의 3골을 앞세워 6-0 대승을 거뒀다. ACL 첫 해트트릭이 등장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그리고 김도훈은 ACL에서 2번 이상 해트트릭을 기록한 8명 안에도 포함됐다. 그는 2004년 5월 11일 ACL G조 예선 5차전 페르시크 케디리(인도네시아)와 맞대결에서 두 번째 해트트릭을 성공했다. 성남은 무려 15-0 대승을 거뒀다. 15골 차는 아시아 클럽 대항전 역사상 최다골 차 2위, ACL 역대 1위 기록이다. 김도훈은 그해 해트트릭을 발판으로 삼아 총 9골을 넣으며 ACL 득점왕에 이름을 올렸다.
ACL 득점 역사를 상징하는 김도훈이 지금은 감독으로 ACL에 도전하고 있다. 올 시즌 울산은 김도훈의 팀답게 강력한 공격력으로 ACL을 수놓고 있다. F조 조별예선에서 울산은 총 15골을 넣었고, 이는 올 시즌 ACL 참가 팀 중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이다. 1위는 22골을 기록한 전북 현대다.
울산은 이 공격 흐름을 이어 수원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김 감독은 경기 하루 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분위기가 좋다. 홈에서 하는 경기다. 홈팬들 앞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며 "16강전 2경기 모두 승리하겠다. 반드시 이긴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울산에 ACL의 '과거'가 있다면 수원에는 '현재'가 존재한다. 바로 데얀이다.
데얀 역시 K리그를 대표하는 동시에 아시아에서 위용을 떨친 공격수다. 데얀도 ACL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경험이 있다. FC 서울 소속이었던 2009년 5월 5일, 데얀은 ACL F조 조별예선 5차전 스리위자야(인도네시아)와 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팀의 5-1 대승을 이끌었다.
데얀의 ACL 득점 역사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ACL 통산 32골로 역대 2위 기록을 품고 있다. 1위는 전북의 이동국이다. 올 시즌에도 데얀은 ACL에서 폭발하고 있다. 데얀은 수원의 공격을 이끌며 H조 1위로 팀을 16강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5골을 데얀 홀로 책임졌다. 현재 ACL 득점 순위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흐름이 멈추지 않는다면 역대 1위에 이름을 올리는 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데얀을 앞세운 수원이 울산에 밀릴 이유는 없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울산과 탐색전은 끝났다. 원정경기지만 좋은 결과를 가지고 돌아가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