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닐로에 대한 음원 사재기 의혹이 불거진지 한 달 여가 흘렀다. 여전히 닐로는 차트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고,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그 누구도 사재기를 속단할 수는 없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어영부영 논란이 수그러들고 있는 만큼, 대중의 지속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9일 오후 1시 기준 닐로가 지난해 10월 31일 발표한 '지나오다'는 2위에 올라 있다. 멜론 측은 "닐로 그래프에 대한 이상징후는 그 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계속 모니터하고 있지만 이상한 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닐로 측이 문체부에 진정서를 제출한 만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닐로는 지난 4월 12일 새벽 1시 차트에서 엑소 워너원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해 사재기 의혹이 일었다. 사용량이 떨어지는 시간대에 이용자 추이가 증가했다는 주장에 닐로 측은 "바이럴마케팅을 통한 방법이 있다" "새벽 시간에 댄스곡을 듣기엔 그렇지 않나" 등 사재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6월 종합 의견으로 검토에 들어가 결과가 나오기는 수 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이날 문체부 담당자는 "닐로 소속사 리메즈엔터테인먼트(리메즈)로부터 관련 서류를 지난 달 26일 오후 전달받았다. 면담을 진행했고 관련 업계 관계자들에 이런 양태가 어떤 상황으로 보이는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닐로의 새벽시간 1위가 어떤 전후 관계로 이뤄졌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 측도 문체부에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닐로 사태 이후 K팝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등 이는 단순히 닐로 개인이나 회사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대중음악 전반의 위기라고 생각한다. 차트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불법적 방법이 동원될 여지가 있었다면 대중의 음악 선택권을 침해하고 공정 경쟁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메즈 이시우 대표는 직접 세종시로 내려가 문체부 담당자를 만났다. 소속사 측은 "면담을 통해 철저한 조사를 당부한다는 말을 했다"며 "사재기 논란과 관련해 너무나 억울한 입장이지만 결국 우리 스스로가 밝혀내야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알았다. 조작 논란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체부는 멜론에 대한 불법 아이디 수집과 사재기 논란도 함께 파악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한 매체는 중국 브로커가 음원 사재기 방식을 설명하는 영상을 캡처해 공개했다. 한 대의 휴대폰 혹은 PC를 이용해 많게는 300여 아이디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다. 또 다른 영상에는 한 사재기 브로커가 멜론 아이디를 축출하고 있는 과정이 담겼다. 불법으로 끌어모은 아이디가 음원 사재기에 도용된다는 설명이다. 담당자는 "음원사재기에 대한 제보나 증거자료가 제출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내용이 심각하다고 판단될 경우 외부 제보가 없더라고 관련 내용에 있어 사실관계 파악은 해볼 수 있다"면서 "멜론 측에서 사재기 의혹에 억울함을 호소한다거나 진정서를 제출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멜론 측은 "4월 30일부터 아이핀 폐지를 시행하고 불법 징후를 살펴보고 있다. 그 이상의 후속 추가 조치는 없다"고 했다. 지난 4월부터 불거진 불법 사재기 의혹에 대한 조치는 아이핀폐지로 일단락했다. 그러면서 "음악시장 발전을 위한 조치나 결정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고 보안 정책과 필터링 역시 로직을 계속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