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달수가 결국 병원 신세를 면치 못했다. '미투' 고발 이후 술에만 의지한 채 살며 '예기치 못했던 벌'을 달게 받고 있다.
올 초 문화계 전반의 이슈로 대두됐던 미투 운동은 최근 다소 잠잠해진 추세다. 하루가 멀다 하고 고발 대상자가 등장, 사과 뒤 활동을 중단하는 수순이 무한 반복됐지만 피해자와 고발 대상자의 주장 차로 인해 소송으로 이어진 몇 건을 제외하면 최근 조현훈 감독을 끝으로 추가 고발은 나오지 않고 있다.
사회적 뭇매를 맞는 것도 그들에게는 쥐구멍에 숨고 싶은 심정이겠지만, 결과적으로 가해자들에게 특별한 법적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고발 열풍을 다소 잠재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투 운동으로 인해 스스로를 검열하고 자정작용을 불러일으킨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결코 퇴색되지 않는다.
업계를 넘어 전 사회를 공분하게 만든 미투 운동 가운데 가장 큰 후폭풍의 주인공이 된 인물은 다름 아닌 배우 오달수다. 사건과 피해의 심각성에 경중은 없지만 미투 고발 대상자 중 누구보다 활발하게 활동했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자 외에 사건 자체와는 전혀 상관없는 2차, 3차 피해까지 발생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달수가 출연하려던 드라마는 배우를 교체했고,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김용화 감독)'은 배우 교체는 물론이고 재촬영이라는 초강수까지 두면서 수습에 매진했다. 추가 제작비는 기본 몇 억원이 투입됐다. 그 외의 작품들은 오달수가 사실상 주연으로 참여한 만큼 무기한 보류된 상황이다.
관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건 오달수는 미투 피해자와 영화 관계자들에게도 죄인이 됐다. 해명과 사과를 번복한 오달수는 그 이후 서울을 떠나 부산 집으로 내려가 칩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갑자기 들이닥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를 버티지 못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후문이다.
한 관계자는 "언급하기 굉장히 조심스럽지만 최근 병문안을 다녀왔다. 한 달 동안 먹은 것이라곤 밥 두 공기가 전부라고 한다. 오로지 술에 의지한 채 살았다고 하더라. 혹시나 싶은 마음에 가족들이 오달수 옆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는 일이지만 함께 일했던 입장에서 무언가 쉽게 말하기가 힘들다"고 귀띔했다.
오달수에 대한 영화계의 반응은 어떤 미투 고발 대상자들보다 의견이 분분한 것이 사실이다. 대중이 받아들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피해자가 직접 나온 만큼 '명백한 잘못'이라는 데 이견은 없지만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는 이들도 많다.
영화계의 반응이 어떻든 오달수는 최소 몇 년간, 아니면 평생 배우로서 재기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가 남긴 작품 역시 언제 스크린에 걸릴지 미지수다. 미투 운동이 남긴 후폭풍이자 고발되지만 않았을 뿐 모든 가해자들이 몸소 느껴야 할 고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