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인투수 김영준(19)이 프로 데뷔 2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1이닝 무실점 호투. 팀의 9회 역전승 발판을 놓았기에 더욱 의미있는 승리다.
LG는 31일 사직 롯데전에서 7-10으로 뒤진 채 맞은 9회 초 상대 마무리 손승략을 공략해 대거 4점을 뽑아 11-10으로 이겼다. 주중 3연전을 싹쓸이 한 4위 LG는 올 시즌 네 번째로 30승(27패) 고지를 밟으며, 3위 SK에 2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LG는 8회 초까지 7-10으로 뒤져 있었다. 앞서 선발 김대현(2이닝 6실점)이 무너진 뒤 4명의 구원 투수를 투입한 LG로선 석 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더이상 필승조를 투입하기 쉽지 않은 상황. 게다가 LG의 필승조도 최근 많이 흔들린다.
류중일 감독이 꺼낸 카드는 김영준이다. 전날(30일)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프로 데뷔전을 치른 김영준은 8회 말 팀의 6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김영준은 첫 타자 전준우를 5구째 128㎞ 포크볼로 스탠딩 삼진 처리했다. 후속 손아섭은 2구 만에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앞서 3타점을 올린 이병규를 상대해 역시 내야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감했다.
LG는 9회 초 안타 5개를 묶어 4득점 승부를 뒤집었고 마무리 정찬헌이 팀 승리를 지켰다. 김영준이 승리투수가 됐다.
김영준은 올해 신인 1차지명으로 입단한 우완 투수다. 선린인터넷고 출신으로 계약금은 2억5000만원. 올 시즌 퓨처스리그 14경기에서 22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이 6.04로 불안했다. 피안타율도 0.351로 높았다. 하지만 LG는 최근 불펜이 흔들리자 진해수를 내리고 김영준을 1군에 등록했다.
LG 구단에 따르면 김영준은 2군에서 직구가 140㎞ 초반에 그쳤으나 30~31일 1군 경기에선 최고 구속이 146㎞까지 나왔다.
LG는 이번 사직 3연전에서 무서운 뒷심을 자랑하며 기분 좋은 싹쓸이 승리를 거뒀다. 그뿐만이 아니다. 김영준의 발견 역시 큰 소득이다. 지금까지는 팀이 뒤진 상황에서 등판해 좋은 투구를 선보인만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두 경기에선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