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심장' 박지성은 자타공인 한국 축구의 레전드다. 2002 한일 월드컵을 통해 일약 스타로 발돋움하고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을 거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활약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뚜렷이 새겼다. 탁월한 기량과 존재감, 왕성한 활동량, 그리고 성실함과 희생 정신까지 갖춘 박지성은 한국 축구 '에이스'로 대표팀을 지켰다.
은퇴 후 SBS 해설위원의 이름으로 다시 월드컵 무대를 찾은 박지성이 자신의 뒤를 이어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후배 손흥민(토트넘)에게 격려의 말을 건넸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 멕시코와 경기가 열리기 전인 22일(한국시간) 로스토프 아레나를 찾은 박지성 위원은 취재진과 만나 꿈의 무대에서 뛰고 있는 후배들을 독려했다.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100% 보여주는 거다. 얼마나 준비됐는지, 또 첫 경기 패배 후 SNS나 기사 댓글 등 비난을 많이 받았는데 이를 컨트롤하고 자신감을 얼마나 찾을 지가 중요하다"고 말문을 연 박지성 위원은 "상대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자기가 맡은 역할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박지성 위원의 뒤를 이어 한국 축구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손흥민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남겼다. 손흥민은 박지성과 포지션은 다르지만 비슷한 부분이 많은 선수다. EPL에서 뛰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선수로 성장했고, '한국 축구대표팀'을 상징하는 선수로서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주목과 견제를 받고 있다.
집중적인 견제 속에서 홀로 에이스의 부담감을 지고 팀을 이끌어야하는 숙명. 손흥민이 느끼고 있을 부담감과 중압감을 누구보다 잘 아는 박지성 위원은 "가장 중요한 건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한 마디로 손흥민의 고민을 털어냈다. 박지성 위원은 "부담감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 팀이 부진할 때 에이스가 가져야하는 책임감은 당연하다"면서도 "경기에서도 그런 부담감을 느끼면 몸이 의지대로 따라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소속팀처럼 편하게 경기해야 한다"고 자신의 경험에 비춘 조언을 전했다.
이어 박지성 위원은 "축구는 한 명이 하는 게 아니다. 이번 대회 아르헨티나 같은 경우가 '원 팀'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조직력으로 어떻게 싸우느냐, 손흥민이라는 좋은 선수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가치가 더해질 수 있다"고 말을 이었다. 아무리 위대한 에이스가 있어도 축구는 11명이 하는 스포츠인 만큼, 조직력을 바탕으로 해야 손흥민도 살아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건 '에이스'의 부담감을 짊어져 본 박지성이기에 할 수 있는, 의미 깊은 조언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