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아 보인다.' 200억원 이상 제작비를 들인 tvN 토일극 '미스터 션샤인'이 26일 서울 강남의 한 웨딩홀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베일을 벗었다.
'태양의 후예' '도깨비'의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이자 '아이리스' 이후 9년 만에 이병헌의 드라마 복귀작이며 영화계 '섭외 1순위' 김태리의 첫 드라마다. 이래저래 기대감이 크다.
우려도 있다. 이병헌(48)과 김태리(28)의 나이 차이가 무려 스무 살. 로맨스를 제대로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크다. 또한 로맨틱 코미디를 해 온 김은숙 작가가 써 내릴 1900년대 초 의병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도 여전하다.
스무 살 나이 차 극복할 수 있을까
스무 살이면 '아버지와 딸'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닌 나이 차이다. 캐스팅 소식이 들려왔을 때부터 나이 차이에 대한 말이 많았고 이병헌은 "물리적인 나이 차이는 많이 나지만 신인이라는 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좋은 감성을 가지고 연기하는 좋은 배우"라며 김태리를 칭찬했다. 공개된 20여 분간 하이라이트 영상 속에는 두 사람의 러브 라인이 보이지 않았다. 드라마 특성상 없을 리 없다. 아직 공개되지 않았을 뿐. 김태리도 "지금까지 영화 작업 할 때도 그랬고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했다. '나이 차이가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연기하면서 이보다 더한 축복은 없다고 본다. 오히려 선배님들을 못 따라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더 있다. 최대한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하려 한다. 불편하거나 그런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류 드라마 포기하나
드라마는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지금껏 일제강점기나 조선 후기를 그린 작품은 많았지만 1900년대 초를 담아낸 것은 드물다. 제작진의 기획 의도도 '역사는 기록하지 않았으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의병'이라고 소개했다. 우리나라서도 생소하니 해외에서는 더더욱 이해하기 쉽지 않은 점이 많다. 역대 김은숙 작가의 작품은 한류 붐을 일으켰다. '태양의 후예' '도깨비'는 최고가로 팔려 나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이미 넷플릭스와 판권 계약이 끝나 동시에 방송될 예정이다. 이병헌은 "해외에서는 아무런 정보 없이 시청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감정을 보지 않나. 한국 역사에 전혀 대해 몰라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필리핀·홍콩·싱가포르·대만 등 10여 개국 취재진이 몰렸다.
김은숙 작가 감성의 사극이라
김 작가는 국내에서 섬세한 감정선을 잘 그려 내는 데 최고다. 말랑말랑한 남녀의 감정과 삼각·사각관계 등. 이번에는 사극이라는 공간·시간적 제한이 있다. '도깨비'서도 과거를 그려 내긴 했으나 일부일 뿐이었다. 이병헌은 "김은숙 작가의 작품 속 명대사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약간 오글거리는 것도 있다. '김은숙의 언어'라는 게 따로 있나 싶을 정도로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낯설고 익숙하지 않았던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사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의도로 이 글을 썼는지 모르겠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면 어쩌나 고민하던 시기도 있었다. 이젠 익숙해졌고 지금 돌이켜 보면 다 이해되는 대사다. 묘한 힘을 가진 작가"라고 칭찬했다. 이응복 감독은 엄청난 규모의 공간에 대해 "당시 건축물이 남아 있지 않다. 세트장도 없어 처음부터 모두 시공했다. 캐릭터별로 지방 곳곳을 돌며 준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