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28일 오전 9시30분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국세청이 지난 4월 30일 조 회장의 조세 포탈 혐의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검찰이 한진 일가 수사에 착수한 지 두 달 만이다.
검찰은 조 회장이 아버지인 고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으로부터 해외 재산을 상속받고도 신고하지 않고 수백억원대 상속세를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의 형제들도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조 회장의 동생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주거지 및 사무실 등 10여 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조 회장의 형제자매들이 고 조 전 한진그룹 회장의 프랑스 부동산, 스위스 은행 계좌 등 해외 재산을 상속받으면서 5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내지 않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대한항공 기내 면세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조 회장의 자녀 현아·원태·현민 3남매 등 총수 일가가 이른바 '통행세'를 받는 방법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달 25일 미호인터내셔널
·트리온무역
·태일통상 사무실, 임동재 미호인터내셔널 공동대표의 자택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미호인터내셔널은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전 이사장이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린 업체로 대한항공 등 기내 면세점에 화장품을 공급하고 있다.
면세품 중개 업체인 트리온무역은 한진 계열사인 정석기업 원종승 대표와 조 회장의 세 자녀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태일통상은 대한항공에 담요 등 기내 물품을 제공해 왔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약 9시간에 걸쳐 수사관 30여 명을 투입해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내 재무본부 등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수색으로 전산 자료 등 압수품 5박스 분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