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임시 공급업체의 협력업체 대표 A씨가 숨지기 전 “내가 다 책임져야 할 것 같다”며 괴로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한겨레에 따르면 A씨는 2일 오전 지인과의 통화에서 “너무 힘들다. 내가 다 책임져야 할 것 같다. 회사에서는 내가 잘못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A씨는 또 “우리 직원들이 현장에서 일하면서 울고 있다. 여자 직원들이 울고불고 난리”라며 “나도 28시간 일한 상태”라고 당시 상황을 표현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후 A씨는 이날 오전 9시 34분쯤 인천 시내 자택에서 유족에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업체는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하기로 단기 약정을 맺은 ‘샤프도앤코’가 거래하는 4~5개 협력업체 중 하나다. 아시아나항공의 2차 하청업체인 셈이다.
아시아나항공과 샤프도앤코가 맺은 계약서에는 “샤프도앤코 쪽 귀책으로 국제선에서 기내식이 30분 이상 늦게 공급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전체 음식값의 50%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기내식을 싣지 못한 상태로 출발한 항공편은 주로 중국‧일본 등 단거리 국제노선이다. 이번 사태로 A씨 업체 역시 타격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노 밀(No Meal) 사태’가 시작된 1일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여객기 80편 중 51편이 1시간 이상 지연됐으며 36편은 기내식을 싣지 못한 상태로 출발했다. 2일에는 75편의 국제선 여객기 중 16편이 기내식 없이 출발했으며 3일 오전 10시까지 기내식 공급 차질로 1편이 1시간 이상 늦게 이륙했고 8편에 기내식이 실리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5년간 기내식을 공급하던 업체에 계약 연장을 대가로 금호홀딩스에 대한 거액의 투자를 요구했다가 협의가 결렬되자 ‘게이트 고메’와 신규 서비스를 준비했다. 하지만 지난 3월 기내식 생산 공장에 불이 나면서 7월 1일부터 공급하기로 했던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석 달간 ‘샤프도앤코’와 단기 계약을 맺었으나 기내식 주문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임직원들로부터 A씨가 기내식 납품문제로 힘들어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경위 및 샤프도앤코와 이 업체 간에 납품문제를 놓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3일 “빠른 시일 내에 기내식 서비스가 안정화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기내식을 받지 못한 승객들에게는 30~50달러 상당의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