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카잔의 기적'을 쓴 태극전사들이 K리그 복귀전서 맹활약을 펼쳤다. 베스트11 중 6명을 K리거로 채운 한국은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조별리그 3차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자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0으로 꺾으며 러시아월드컵에서 최대 이변을 일으킨 바 있다.
독일전에서 측면 공격수로 나섰던 문선민(인천 유나이티드)은 K리그1(1부리그) 최강팀 전북 현대를 상대로 원맨쇼를 선보였다. 인천은 지난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15라운드 전북과 원정경기에서 2골을 터뜨린 문선민의 활약에 힘입어 3-3으로 비겼다.
월드컵 무대를 경험한 문선민은 한층 더 날카롭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전반 6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받은 문선민은 페널티박스에서 수비 한 명을 가볍게 제친 뒤 여유 있게 오른발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30분 아길라르가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패스를 찌르는 타이밍에 맞춰 상대 수비의 뒷공간을 파고든 뒤 재치 있는 오른발 칩샷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문선민이 펄펄 날자 이재성·이용·김신욱 등 월드컵 멤버 3명을 동시에 출격시킨 전북도 반격에 나섰다. 전북은 2-3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후반 50분 로페즈의 패스를 받은 김신욱이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오른발로 밀어 넣어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스웨덴과 1차전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장한 김신욱은 이날 수비수로 '깜짝 출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달 9일 인천 지휘봉을 잡은 전 북한 대표팀 사령탑 출신의 에른 안데르센 감독은 데뷔전에서 대어를 놓쳤다.
K리그2(2부리그)도 태극전사들의 독무대였다. 아산 무궁화는 같은 날 벌어진 K리그2 18라운드 안산 그리너스와 원정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에서 환상적인 롱패스로 손흥민(토트넘)의 쐐기골을 도왔던 주세종(아산 무궁화)은 복귀전에서도 정확한 롱크로스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35분 센터서클 왼쪽에서 볼을 잡은 주세종은 반때쪽을 쇄도하던 황인범에게 롱패스를 시도했다. 공은 정확하게 황인범의 발 앞에 떨어졌다. 독일전에서 상대팀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의 공을 빼앗은 뒤 손흥민에게 날렸던 크로스를 연상케 하는 '택배 크로스'였다. 황인범은 골 지역을 향해 재차 낮은 크로스를 했고, 이 패스를 이명주가 오른발로 가볍게 차 넣어 골네트를 갈랐다.
신태용호에서 안정적인 수비로 호평받았던 윤영선(성남 FC)은 서울 이랜드전에서 '수트라이커(수비수+스트라이커·골 넣는 수비수라는 뜻)'로 변신해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구했다. 윤영선은 팀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21분 문상윤의 오른쪽 코너킥을 헤딩 동점골로 연결했다. 김영광이 공을 쳐 낸 것으로 보였지만, 비디오 판독(VAR) 끝에 공이 골라인을 넘었다는 판정이 나왔다. 성남은 서울 이랜드와 경기에서 1-1로 비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