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팀 컬러 하나는 확실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장점도 홈런, 단점도 홈런이다. 독보적으로 홈런을 많이 치는 팀이지만, 홈런을 치지 않을 때 쉽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찾지 못했다. 전반기 승패 마진 역시 지난해(+11)와 엇비슷하다. 2할대 중반 타율로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간판타자 최정이 사실상 SK를 상징하는 존재나 다름없다. 여전히 불펜으로 인한 역전패가 적지 않았지만, 앙헬 산체스-메릴 켈리-김광현-문승원-박종훈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충분히 든든했다.
하지만 후반기는 지난 시즌과 달라야 한다. SK는 지난해 전반기를 3위로 마쳤지만, 후반기에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져 5강에 턱걸이했다. 올해는 선수단 운영과 관리에 트레이 힐만 감독의 묘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산체스와 켈리는 기복이 심했고, 김광현은 후반기에도 이닝 수와 투구 수 관리가 필요하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박종훈의 후반기 체력 관리도 관건이다. 신재웅이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잡고, 후반기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서진용이 불펜에 힘을 보태면 마운드 싸움은 해 볼 만하다. '모 아니면 도'인 타선이 좀 더 꾸준히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 LG'믿음의 야구' '이맛현' '갓소사' LG의 전반기 특징을 짧게 요약하면 이렇다.
류중일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LG는 아슬아슬하게 5할 승률을 달성한 지난해 전반기와 달리 올해는 여유 있게 5할을 넘어섰다. 주전과 백업의 구분이 모호했던 LG는 류 감독 부임과 동시에 '고정 라인업'이 생겼다. 115억원에 FA 계약한 김현수가 타선을 이끄는 가운데 이형종·채은성·양석환 등이 사실상 커리어 하이 시즌을 예약할 만큼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였다. 팀 타율이 0.297로 크게 올랐다. 마운드에선 소사와 타일러 윌슨의 '원투펀치'가 돋보였다. 관건은 불펜과 체력이다. 타격이 좋아진 반면 확실한 필승조가 없다. 불펜 투수 대부분이 4~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정찬헌은 19세이브를 올렸지만 블론 세이브가 5개. 최근 몇 년간 풀타임을 보낸 선수가 거의 없는 가운데 수비 이닝 상위 15명 중 LG 선수가 4명이나 포진할 만큼 주전 의존도가 심하다. 체력 및 부상 관리도 중요하다.
◇ 넥센잘 버텼다. 넥센은 전반기 내내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과 싸웠다. '이름값 높은 선수들만 골라서 다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을 정도다. 한 차례 부상으로 이탈했던 박병호는 물론이고 정규 시즌 MVP 출신인 서건창과 지난해 신인왕 이정후조차 자리를 비웠다. 외국인 에이스였던 에스밀 로저스도 경기 도중 다쳐 결국 팀을 떠났다. 설상가상으로 주전 포수 박동원과 마무리 투수 조상우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이탈하는 비운까지 겪었다. 전반기를 5위로 마친 것이 기적이지만, 한편으로 '정상 전력으로 싸웠다면 몇 위까지 올라갔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을 수밖에 없다.
후반기에는 반등 요소가 많다. 이정후가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2군 경기에 출전해 복귀일을 저울질할 예정이다. 아직 서건창이 돌아올 기미가 안 보이지만, 빈자리를 메웠던 신예 김혜성이 든든하게 성장하고 있다. 대체 선수로 영입한 에릭 해커도 조금씩 실전에 적응하고 있고, 최원태-한현희-신재영으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도 안정적이다. 지난해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넥센은 위기 속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 KIA'디펜딩 챔피언 맞아?' 싶을 만큼 KIA는 위용을 잃었다. 지난해 전반기 0.671로 높은 승률을 올렸지만 올해에는 승률 5할도 넘지 못했다. 최근 5연패의 어두운 분위기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통합 2연패는커녕 이제는 가을 야구 진출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투타 어느 하나 할 것 없이 반전 드라마가 필요하다. KIA는 지난해 막강하고 화끈한 타격이 돋보이는 팀 컬러였다. 올해는 아니다. 이범호
·김주찬·김선빈·이명기·김민식 등이 부상 및 부진으로 2군에 다녀왔거나 현재 빠져있다. 최근 신예 선수들이 많이 기용되고 있으나 결국 해 줘야 하는 선수들이 살아나야 한다.
선발 마운드에서 양현종을 제외하면 헥터
·팻 딘
·임기영이 모두 부진하다. 팻 딘은 평균자책점 6.22로 교체 대상으로 손꼽힐 정도. 후반기 대반전이 필요하다. 중간계투진은 여전히 물음표다. 특히 최근 2군에서 돌아온 임창용, 2년 만에 복귀해 선발에서 마무리로 전환한 윤석민, 올 시즌 극도로 부진에 시달리는 김세현 등이 중심을 잡아 줘야 한다.
투타 모두 확실한 역할 분담과 함께 교통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 롯데총체적 난국이다. 일단 패전 내용이 너무 안 좋다. 역전패만 27번이다. 끝내기 패전도 많다. 당연히 분위기가 침체됐다. 타선의 기복은 다른 팀에 비해 큰 수준이 아니다. 해결사 역할을 해 줄 타자도 많다. 문제는 마운드다. 2015·2016시즌과 흡사하다. 선발과 불펜 모두 문제다. 전망도 어둡다. 반등 요인이 적다. 1차 고비던 4월에는 진명호와 오현택이 선전하며 불펜 정비에 성공했다. 2차 고비는 암담하다. 셋업맨 박진형의 부상 복귀가 유일한 희망이지만 대세를 좌우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 후반기에 탄탄해진 불펜진을 앞세워 3위까지 올라갔다. 올해도 돌파구는 불펜 재정비뿐이다. 야수진은 실책을 줄여야 한다. 85경기에서 68개를 기록했다. 리그에서 가장 많다. 집중력 향상이 필요하다. 그나마 이대호·손승락 등 투타에서 선수단의 중심을 잡고 있는 선수가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단합도 필요한 상황이다.
◇ 삼성개막전을 기분 좋게 승리했지만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 3월 27일 광주 KIA전을 패하면서 6위로 떨어진 뒤 한 번도 5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4월 25일부터 5월 13일까지 꼴찌였다. 외국인 투수 아델만과 보니야는 도합 10승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몇 년간 지속됐던 외인 투수 잔혹사에서 벗어났지만 만족하기 힘든 성적이다. 특히 빅리그 경험으로 기대를 모은 아델만이 평균자책점 5.70으로 흔들리면서 구심점을 잃었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승리한 윤성환의 성적도 3승7패 평균자책점 7.65로 아직 최악에 가깝다. 그나마 기대를 걸어 볼 만한 백정현과 양창섭이 후반기 더 큰 동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나마 상황이 나은 것은 타선이다. 허리 부상으로 31일 동안 1군에서 빠져 있었던 구자욱이 확실한 키 플레이어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러프도 꾸준하다. 거액을 주고 영입한 강민호의 반등이 필요하지만 이지영이 궤도에 올랐다. 왼손가락 부상으로 전반기 막판 1군에서 빠진 김상수도 복귀 준비를 마쳤다.
◇ ktkt 타선의 무게감은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타격감이 들쑥날쑥하다. 김진욱 감독은 전반기를 돌아보며 "전반적으로 기복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비슷한 유형인 타자가 많다. 다수가 중
·장거리형이다. 동반 침체라도 겪으면 돌파구가 없다. 현재 타선에 재치 있고 발이 빠른 타자가 없다. 새 얼굴을 내세울 필요도 있다. 충분히 기회를 줬지만 결과를 내지 못하는 선수의 자리는 다른 선수에게 가야 한다.
마운드의 높이는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다. 그나마 니퍼트와 피어밴드, 두 외인 투수 덕분에 초반부터 흐름을 내주는 경기가 줄었다. 토종 에이스 고영표도 이닝 소화 능력이 있다. 문제는 불펜진이다. 붙박이 마무리 투수가 없고, 필승조도 교체가 잦다. 유망주급 선수가 다수 입단했지만 여전히 성장세가 더디다. 후반기는 노선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타순 조합, 보직 변경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더 멀리 내다보고 선수를 키우는 방침이 상책일 수 있다.
◇ NC투타 조화 속에 연승을 만드는 힘이 생겼다. 4년(2014~2017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주축 선수들의 저력이다. 그러나 여전히 타선의 무게감은 떨어진다. 기복도 크다. 탈꼴찌는 외인 듀오의 행보에 달려 있다. 모두 관리가 필요한 선수다. 2군에서 조정기를 가진 베렛은 일단 좋은 투구를 이어 가며 우려를 덜었다. 체력, 구위 저하는 보통 여름부터 시작된다. 왕웨이중은 대만 대표팀에 선발돼 아시안게임까지 치른다.
멀리 내다보는 행보를 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 김경문' 체제의 정착을 도모한다. 새 얼굴도 더 많이 등장할 전망이다. 후반기 목표자 전략은 안정화다. 변수는 있다. 선발 복귀 시점을 가늠 중인 장현식이다. 지난해 보여 준 기량을 회복해 선발 운용에 힘을 보탠다면 불펜까지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배영은 ·배중현 ·이형석· 안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