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은 지난 16일 발표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 20명에 뽑혔다. 김학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은 황희찬을 투톱 공격수 중 1명으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황희찬은 그 누구보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을 간절히 바랐다.
최근 막을 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무대에서 펼치지 못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그는 신태용호의 최고 기대주로 꼽혔지만, 기대만큼 좋은 활약을 하지 못했다. 월드컵 조별리그 스웨덴전(1차전)과 멕시코전(2차전)에서 모두 선발로 나섰지만 무득점에 그치며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과 치른 3차전에선 2-0 승리에 기여한 멤버였지만, 기쁨보다 아쉬움이 컸다. 이 경기서도 골맛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후반 11분 교체 투입되고도 23분 만에 다시 교체 아웃됐다. '황소'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승부욕이 강하고 우직한 성격인 황희찬 스스로는 만족할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월드컵에서 돌아온 황희찬은 두문불출하고 유럽에서의 새 시즌과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휴식과 컨디션 관리에 집중했다. 쏟아지는 언론 인터뷰도 모두 거절했다. 그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 발표를 지켜본 뒤, 같은 날 소속팀에 합류하기 위해 오스트리아행 비행기에 올랐다.
변수는 아시안게임 합류 시점이다. 김 감독은 "손흥민·황희찬·이승우 등 해외파 선수들의 대표팀 합류 날짜가 불분명하다"고 염려했다. 황희찬이 활약 중인 오스트리아리그는 유럽 타 리그에 비해 시즌 개막이 이르다. 잘츠부르크는 오는 23일 ASKO 외드와 FA컵 1라운드를 시작으로 27일 리체슈포르(터키)와 친선전, 30일 라스크와 리그 개막전까지, 시즌 초부터 3~4일 간격인 빡빡한 경기 일정을 앞두고 있다.
잘츠부르크에서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황희찬은 입지가 탄탄한 간판 공격수. 지난 시즌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5골 2도움으로 팀 역사상 첫 유럽 클럽 대항전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정규 리그)에서도 5골을 넣으며 팀의 리그 5연패에 힘을 보탰다.
게다가 아시안게임은 FIFA 주관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선수 의무 차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구단 입장에선 시즌 초부터 주력 선수를 쉽게 포기할 리 없다. 팀 사정에 따라서 토너먼트 진출 이후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잘츠부르크 소식통은 "당연히 구단은 좋은 공격 카드를 최대한 많이 활용하고 싶을 것"이라면서 "황희찬은 팀에 합류한 시점부터 김학범호 차출 시점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