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48'이 각종 논란에 휘둘리고 있다. 요란한 화제성에 새로운 국민 프로듀서 유입은 줄어들고, 한일 프로젝트 방향성은 산으로 가는 현실이다.
지난 20일 Mnet '프로듀스48' 6화 방송 이후 '위스플(위에화+스타쉽+스톤뮤직+플레디스)'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져 주말 내내 포털 사이트 검색어를 장악했다. 위스플 소속 상위권 연습생들에게 분량을 몰아준다는 편파 방송 논란이 일면서부터다. "위스플 소속 연습생을 뽑지 말자"는 일부 커뮤니티의 단체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고, 연습생을 향한 악의적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분량을 초 단위로 계산한 명단이 떠도는가 하면, 위스플 이슈를 지속시키자는 조직적인 분위기까지 형성됐다. Mnet 측이 논란에 입을 닫은 사이, 상처를 감당하는 것은 연습생들의 몫이 됐다.
앞선 시즌에도 분량 논란은 늘 있었다. 그럴 때마다 안준영 PD는 "분량은 간절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들에게 돌아간다. 주어진 시간 내 모두를 똑같이 담아내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방송에서 미처 담지 못한 연습생들의 매력을 국민 프로듀서분들이 보실 수 있도록 온라인에 '직캠'과 다양한 영상을 공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후폭풍이 거세다. 재미도, 공감도 놓친 편집에 시청률은 반올림한 2.5%(닐슨코리아 유료 가입자 전국 기준)를 겨우 유지했고 화제성은 앞선 시즌들에 비해 못할뿐더러 부정적인 이슈로 뒤덮였다. '픽미' '나야나'와 달리 대표곡 '내꺼야'는 멜론차트에선 찾아볼 수 없다. 분량이 많은 연습생이 투표에서 유리하다는 것도 과거 이야기일 뿐, 위스플 논란 이후엔 "차라리 안 나오는 게 낫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적은 분량과 악마의 편집 논란 속에서도 새로운 인물이 주목받았던 앞선 시즌과 전혀 다른 양상이다.
논란의 배경엔 일본 연습생들의 대거 탈락도 한몫했다. 한국 연습생은 36명 생존한 반면, 일본 연습생은 21명만이 남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세계 음악 시장 2위 일본과 손잡고 K팝 반경을 넓히겠다"는 당초 기획 의도가 무색할 정도로, 한국 연습생 위주의 편집과 한국 국민 프로듀서의 일방적 투표가 진행 중이다. 결국 AKB48 마니아 팬덤이 뭉치는 계기를 제공했고 새로운 국민 프로듀서 유입이 힘들어지면서 그들만의 리그가 돼 가고 있다.
일본에서도 '프로듀스48' 출연 연습생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AKB48 멤버들의 잦은 스케줄 불참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전해진다. 연습생들의 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미야와키 사쿠라는 양국을 오가며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한 탓에 지난 21일, 22일 악수회를 중단해야만 했다. 사과문에서 사쿠라는 '최근 스스로 약해지는 것을 느낀다. 쉴 시간이 없어서 조금씩 약해지는 느낌이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강해지고 싶은데 여러분을 슬프게 해서 죄송하다. 모두 끝나면 언제나의 나처럼 돌아가겠다. 기다려 달라. 미안하다'고 했다. 타카하시 쥬리도 건강 악화로 악수회에 빠져 "아이돌로서 0점"이라고 사과했다. 고토 모에는 현지 라이브 콘텐트인 쇼룸을 진행하며 일본 활동에 대한 아쉬움과 미안함으로 눈물을 쏟았다. 이날 쇼룸에는 한국어로 심한 성적 모욕과 비방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방송계 관계자는 "방송 전 잡은 스케줄은 이행한다는 계약 조건이 있어, AKB48 멤버들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촬영을 진행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녹화에 늦게 합류하거나 중간에 먼저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일본 연습생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AKB48은 국내 연습생들보다 유리할 수 있다. 방송되지 않을 때도 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국내 팬들도 현지 콘텐트로 많이 유입됐다고 한다"며 "애초부터 공정한 경쟁은 없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