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나서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각오다. 윤덕여(57)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했다. 지난달 30일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첫 소집 훈련을 실시한 윤덕여호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 축구의 새 역사를 쓰겠다는 의욕에 한껏 고무돼 있다. 사실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축구는 월드컵 못지않게 어려운 대회다. 일본, 북한 등 여자 축구 강국들이 대거 아시아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덕여호는 세계적 기량을 자랑하는 아시아 팀 사이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겨냥하고 있다.
한국 여자 축구는 아시안게임에서 착실하게 성적을 끌어올려 왔다. 1990 베이징 대회 때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무대에 나선 한국 여자 축구는 최하위 홍콩에 이어 5위를 기록했고, 1994 히로시마 대회와 1998 방콕 대회 모두 본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2002 부산 대회와 2006 도하 대회에서 연달아 4위를 기록한 뒤 2010 광저우 대회와 2014 인천 대회에서 3위에 올라 동메달을 따내며 순위를 한 단계씩 끌어올렸다. 특히 4년 전 인천 대회 때는 4강에서 강호 북한과 명승부 끝에 아쉽게 1-2로 분패, 3·4위 결정전에서 베트남을 3-0으로 완파하고 동메달을 따냈다. 결과는 2개 대회 연속 동메달이었지만 당시 북한전에서 보여 준 한국 여자 축구의 저력은 4년 뒤 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4년 전 인천 대회의 아쉬움을 고스란히 기억하는 윤 감독은 "그때의 아쉬움을 풀고 기쁨으로 승화시키고 싶다"며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 도전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전력도 나쁘지 않다. 일단 한국 여자 축구 '황금 세대'의 주축인 지소연(27·첼시 레이디스)을 비롯해 조소현(30·아발드스네스) 전가을(30·화천 KSPO) 심서연(29·현대제철) 등 베테랑 선수들이 건재하다. 지소연과 전가을, 심서연 그리고 김혜리(28·현대제철)는 2010 광저우 대회와 2014 인천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만 세 번째 치르는 만큼 대회 경험도 풍부하다.
여기에 대한축구협회가 선정한 2017 올해의 선수에 선발되는 등 '에이스'로 두각을 나타낸 이민아(27·고베 아이낙)를 필두로 이금민(24·한국수력원자력) 한채린(22·현대제철) 장창(22·세종고려대) 등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세대교체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해 왔던 윤 감독은 부임 이후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 어린 선수들을 꾸준히 발탁, 시험하며 선수단에 변화를 줬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선수단 역시 이런 윤 감독의 노력이 깃든 '정예 멤버'들이다. 윤 감독은 "4년 전과 비교하면 선수층에 변화가 생겼다"며 "새로운 선수들도 팀에서 좋은 모습으로 가능성과 능력을 보여 줬다. 기존의 경험 많은 선수들과 조화를 이룬 만큼 4년 전 이상의 성적을 내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윤덕여호는 오는 10일 청담 FC와 한 차례 연습 경기를 치른 뒤 13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한다. 해외파인 지소연과 이민아, 조소현은 소속팀 일정을 소화한 뒤 각각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