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 일본과 세네갈의 조별리그 H조 3차전 경기가 열린 다음 날, 일본 스포츠 매체인 '도쿄스포츠'가 실은 기사의 제목이다.
이날은 일본-세네갈전 관중석에서 일본 응원단이 욱일기를 사용해 응원을 펼치는 장면을 본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징계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진 다음 날이기도 하다.
당시 서 교수는 '일본 응원단이 전범기를 펼치고 응원한 것은 '모욕감을 주거나 정치적으로 인식되는 슬로건을 내보이는 행위를 제재의 대상으로 한다'는 FIFA 징계 규약에 해당한다'며 '전범기 응원을 막지 못한 일본축구협회를 제재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FIFA 마케팅팀과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국 축구협회에 보내 항의했다.
하지만 일본의 반응은 도쿄스포츠의 기사처럼 적반하장이었다. 도쿄스포츠는 이 기사에서 '욱일기는 일본에서 군사적 상징으로 쓰이긴 했으나 결코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것은 아니었다'며 '중국에서도 욱일기를 운운하며 때때로 문제로 삼긴 하지만 한국에선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었다'는 논리를 펼쳤다.
심지어 '한국 사정에 밝다'며 혐한 작가인 타지마 오사무를 인터뷰한 내용을 싣기도 했다.
타지마는 같은 매체를 통해 수차례에 걸쳐 혐한 발언을 해 온 작가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일본 히로시마 방문을 비판하는 한국 언론에 대해 "한국에서는 일본이 무력으로 한국을 식민지로 삼고 침략 전쟁을 일으킨 '전범국'이라고 가르친다. 역사 인식이 상당히 치우쳐져 있다"며 "전범(전쟁범죄)라는 말은 있지만 전범국이라는 단어는 국제 통념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에도 역시 "욱일기를 일본 침략 전쟁의 상징으로 삼으려 하는 데 터무니없는 트집"이라고 한국의 항의를 비난하며 같은 논리로 "한국이 일본을 비난하는 데 쓰는 전범국이란 말은 없다. 전범기란 말은 한국인 사이에서나 통하는 조어"라고 조롱했다.
도쿄스포츠는 전범기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적극적으로 문제를 왜곡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지난달 3일, 서 교수가 아디다스 광고 영상에 등장하는 전범기에 대해 수정을 요구하자 이틀 뒤 '넌덜머리가 나는 트집'이라며 이를 비꼬았다.
기사에선 또다시 혐한 작가 타지마가 나서 '한국은 일본의 욱일기를 문제로 삼으면서 정작 1936 베를린올림픽 당시 금메달을 딴 손기정이 아돌프 히틀러에게 받은 월계수는 지금까지 잘 보존하고 있다. 나치를 규탄하는 유대인 단체가 이를 알기라도 하면 어쩔 셈인가'라며 터무니없는 반격을 펼치기도 했다.
욱일기 옹호 그리고 사실에 대한 왜곡은 일본 극우 계층을 중심으로 대중 사이에도 넓게 퍼져 있다.
일본 주간지 '주간포스트'의 인터넷판인 '뉴스포스트 세븐'에 칼럼을 기고하는 일본 내 저명인사도 욱일기에 대해 "한국이 욱일기를 '전범기'라고 부르는데 영문 모를 단어다. 그냥 군기라고 부르라"는 발언을 해 일본 내 양심 세력에 비판받기도 했다.
이 칼럼의 작성자인 성형외과 타카스 클리닉의 타카스 카츠야 원장은 "욱일기는 지금도 육상·해상자위대에서 쓰이는 훌륭한 깃발이고 역사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도 자명하다"며 "그저 '일본 때리기'를 위해 찾아내서 날조하고 있는 것뿐이다. 전혀 의미 없는 비판"이라고 비웃기도 했다.
이런 일본 언론의 분위기에 대해 서 교수는 "일본 언론은 문제의식이 없다. 한국만 전범기를 물고 늘어진다는 식으로 왜곡돼 잘못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