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 호러블리' 측은 작품성을 증명하기에 앞서 방송 전 발생한 악재를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9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KBS 2TV 새 월화극 '러블리 호러블리' 제작발표회는 작품 설명이 아닌 배경수 책임 프로듀서의 사죄로 시작했다.
지난달, 연출을 맡은 강민경 PD가 촬영장에서 한 여배우에게 "왜 세월호 유가족 표정을 짓냐"고 발언한 것이 논란이 됐다. 강 PD는 유경근 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에게 전화해 사과했고, 배우, 스태프에게 공개 사과했다. 강 PD는 논란을 의식한 듯 제작발표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배 CP는 "강민경 PD에게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길 권유했는데, 본인이 자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게 도리인 것 같다면서 첫방송 만드는 데 열중하겠다고 전해왔다.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이 있었는데 책임 프로듀서인 제가 다시 한번 양해 말씀을 드리고 작품을 끝까지 예쁘게 봐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CP나 PD가 아닌 KBS 차원의 공식 입장은 없냐는 질문에 배 CP는 "특별하게 드릴 말씀은 더 없다"면서 "PD가 제작발표회에 나오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다.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이다. 논란이 된 부적절한 발언에 지적과 질타가 있었기 때문에 겸허한 자세로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본인의 실수를 반성한다는 입장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후 작품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러블리 호러블리'는 KBS 미니시리즈 공모 당선작으로, 배 CP는 "정말 재밌다. 독특하고 새로운 맛이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히 뭘 해도 잘되는 톱스타 필립 역을 맡은 박시후는 시청률 15%를 기대한다고 자신했다. 최여진은 한가지로 정의할 수 없는 다채로운 매력이 있다고 작품을 자랑했다.
하지만 예비 시청자들은 냉담한 반응이다. 이미 강 PD의 부적절한 발언이 알려졌을 때부터 '이 드라마는 무조건 보지 않겠다'며 등을 돌렸다. 잃었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결국 작품이다. 첫 방송에서 강한 임팩트를 남겨 입소문을 유발하는 게 중요하다. 논란을 딛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러블리 호러블리'는 하나의 운명을 나누어 가진 남녀(박시후, 송지효)가 톱스타와 드라마 작가로 만나면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들을 그린 호러 로맨틱 코미디다. 13일 오후 10시 첫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