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엔 사극' 공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올해 추석시즌 무려 세 편의 사극이 출격하는 가운데, '명당'이 흥행 전쟁에서 승전보를 울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전 반응은 '이미 맡아둔 성공'이다.
13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는 영화 '명당(박희곤 감독)'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박희곤 감독과 조승우·지성·백윤식·김성균 문채원·유재명·이원근 등 배우들이 대거 참석해 영화를 처음으로 소개하는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관상', '궁합'을 잇는 역학 3부작의 완결판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박희곤 감독은 "명당은 땅을 밟고 사는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그 땅으로 인해 사람이 살기도, 죽기도 한다. 똑같은 땅을 몇 만년 밟는 물질인데 그 땅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세상, 인생이 달라진다. 땅이 또 다른 주인공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모두 사로잡은 배우 조승우가 땅의 기운을 읽어내는 천재 지관 박재상 역으로 극의 중심에서 대작을 이끌었고, 지성이 몰락한 왕족 흥선으로 분해 인생연기의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내부자들'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하는 조승우는 "내 주변에 있는 멋진 배우 선배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작업에 내가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며 "무엇보다 2011년 '퍼펙트 게임'으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박희곤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로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좋은친구들' 이후 4년 만에 복귀하는 지성은 "참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나 역시 존경하는 선·후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작품이라 안할 이유가 없었다"며 "개인적으로 조승우 씨 팬이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통해 팬이 됐는데, 함께 작업하고 싶어 출연했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똑똑하고 멋지고 좋은 배우였다"고 진심을 표했다.
'인복'을 제대로 발휘하게 된 박희곤 감독은 "배우 호강을 누린 감독으로 주변 감독들에게 질투받고 있다. 오늘 다시 보니 그 말이 사실인 것 같아 새삼 놀랍다"며 "고생 많이 한 배우들의 공이 잘 살도록 끝까지 노력해서 개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여기에 왕권을 뒤흔다는 세도가 김좌근은 백윤식, 세도가의 2인자 김병기는 김성균이 분했으며, 문채원은 베일에 싸인 초선 역으로 홍일점 역할을 톡톡히 한다. 타고난 장사꾼 구용신 유재명, 권력을 빼앗긴 왕 헌종 이원근까지 '명당'은 캐스팅부터 세대막론 호감도를 높인다.
특히 유재명은 tvN '비밀의 숲', JTBC '라이프'에 이어 조승와 세번째 만남을 자랑한다. 유재명은 "나와 어떤 인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잘 맞는 것 같다. 재미있고 좋은 친구다. 행복한 인연이다. 날 따라다니는 것 같다"며 "이번 영화에서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케미를 볼 수 있을 것이다"고 귀띔했다.
조승우는 "내가 질척거리고 있다. 앞으로 한 30작품 정도 더 따라다닐 예정이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문채원은 '공주의 남자', 영화 '최종병기 활' 이후 사극으로는 7년만에 다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문채원은 "'시간이 나름 흘렀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 다시 한복을 입게 돼 굉장히 반갑고 설레는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막내 이원근은 "드라마 속에서는 작은 역할로 몇 번 했었는데 영화에서는 사극이 처음이라 계절을 넘는 걸 처음 겪어봤다. 시작할 때는 굉장히 더워서 너무 힘들었는데 끝날 때쯤은 너무 춥더라. 두 계절을 동시에 겪어 감회가 새롭다"고 막둥이다운 매력을 뽐냈다.
믿고보는 캐스팅, 믿고보는 사극, 믿고보는 소재까지, 운명을 바꾸는 터를 알려주는 '명당'이 흥행 운명을 타고난 작품으로 관객들의 환심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월19일 개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박세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