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노종현(25)은 OCN 주말극 '라이프 온 마스'의 최대 수혜자다. 강력 3반의 막내 형사 조남식으로 분하며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전개에 활력을 더했다. 고아성(윤나영)을 짝사랑하는 순수한 면모부터 정경호(한태주)를 믿고 따르며 성장하는 모습까지 신인답지 않은 섬세함으로 캐릭터에 생동감을 더했다. '라이프 온 마스'가 최고 시청률 5.9%를 기록하며 사랑받은 덕분에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 정소민 동생으로 데뷔하고 세 작품째에 얻은 쾌거다.
- '라이프 온 마스' 종영 소감은.
"드라마가 끝난 뒤 바쁘게 지냈기 때문에 아직 끝났다는 걸 실감하지 못했다. 제 시간을 갖게 되면 서운하고 아쉽고 여운이 많이 몰려올 것 같다."
- 뭐가 제일 아쉬울 것 같은가.
"5개월간 함께 동고동락했던 선배들, 스태프들과 헤어져 이제는 현장에서 만날 수 없다는 게 가장 아쉽다."
- 다른 배우가 하차하며 갑자기 들어가게 됐다.
"시간은 많이 쫓기지 않았다. (이정효) 감독님과 충분히 상의했고 고민한 걸 표현하려고 했다. 조남식이 막내 형사이다 보니 막내로서 어떤 역할을 해내야 할지 연구했다."
- 막내 형사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했나.
"상황에 빠르게 대응해야 했다. 물론 눈치 없는 역할이었지만, 조남식이라는 친구 입장에서는 굉장히 자기가 대단한 혜안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그 친구에게는 진지한 답이었지만 주변 사람들이 듣기엔 허무맹랑한 거였다."
- 김치 얘기처럼?
"맞다. 김치가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그냥 대본대로 연기한 거였지만, 시청자분들께서 기억해주신다는 게 정말 감사했다. 뒤에 한 번 더 얘기한 건 애드리브였다."
- 오디션에서는 어떤 걸 보여줬나.
"딱히 뭘 보여드려야겠다거나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준비한 대로 하고 나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노종현은 어떤 사람인지 많이 질문했다. 그래서 조곤조곤 제 과거를 얘기했는데 그런 걸 좋게 봐주신 것 같다."
- 사투리는 본인 아이디어인가?
"원래는 표준어를 사용하는 역할이었다. 그런데 사람이 바뀌면서 제작진이 상의해 사투리 쓰는 역할로 바뀌었다. 1차 오디션을 본 사람들 중 사투리 쓰는 사람을 찾다가 마침 제가 부산 출신이라 운 좋게 2차 오디션 기회가 생겼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제가 사투리를 썼던 걸 아는 제작진이 추천해주기도 했다."
- 부산 출신이라 따로 준비할 게 없었겠다.
"아니다. 오히려 더 부담스러웠다. 부산에서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다니고 계속 서울에 있어 사투리가 변질됐다. 또 부산도 지역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르다. 이질감 없이 연기하고 싶었는데 적정선을 찾는 게 힘들었다."
- 어떻게 준비했는지.
"부산 여러 곳에 거주하는 지인들에게 대사를 주고 녹음해서 들려달라고 부탁했다. 정말 잘 해내고 싶었기 때문에 도움을 많이 구했다. 내 억양과 차이나는 부분은 왜 그런지 의견을 물으면서 최대한 조율했다."
- 논문을 써도 되겠다. 열심히 공부했다.
"원래 연기할 때 공부하는 스타일이라 많이 연구했다.(웃음)"
- '라온마'를 잘하겠다는 욕심이 컸나 보다.
"맞다. 감독님이 저를 믿고 캐스팅해줬는데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배우로서도 잘 해내고 싶고 연기로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이 작품을 잘하면 연기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욕심을 냈다." - 첫 촬영 어땠는지 기억나나?
"너무 긴장했다. 감독님도 부산 출신이라 감독님 앞에서 사투리를 쓴다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고, 위대한 선배님들과 합을 맞춘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우면서도 걱정도 많이 됐다."
- 긴장이 풀렸다고 생각한 순간이 있었다면.
"촬영 막바지에 느꼈다. 이제 조금 편안하게 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쉽게도 촬영이 끝났다. 그런데 몸이 풀렸다는 걸 느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 단계까지 왔다는 건 깨달음을 얻었다는 거다. 큰 배움을 얻었기 때문에 선배들한테 감사하다."
- 선배들은 어떤 도움을 줬는지.
"선배들은 대본 보는 시야가 넓고 깊었다. 대본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연기해야 하고 어떤 공간을 사용해야 하는지, 어떻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 내 연기를 펼치는지 많이 배웠다. 현장에서의 태도, 배우로서 책임감을 많이 말씀해주셔서 멘탈도 단련했다."
- 엄한 선배들이었나?
"전혀 아니다. 박성웅 선배님을 형이라고 불렀는데 그만큼 저를 동생처럼 대해주고 이끌어주셨다. 정경호 형도 부드럽고 유하다. 전혀 까칠하거나 예민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대신 연기는 섬세하고 디테일해서 존경스러웠다. 연기를 조언해줄 때도 '이렇게 해봐라'가 아니라 제 의견을 많이 들어줬다. 배려가 몸에 밴 분들이었다. 아주 까마득한 나중 일이지만, 나중에 후배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이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