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수목극 '아는 와이프'에는 매 회 소제목이 있다. 드라마 측은 "소제목이 지성(차주혁)의 감정 변화와 앞으로의 전개를 예고한다"고 전했다. '아는 와이프'를 회차별 제목으로 지성의 감정변화 타임라인을 살펴봤다.
2회 "인생은, 선택의 미로다"
2006년의 지성은 버스 안에서 성추행범과 실랑이하던 한지민(서우진)을 도와주다 짝사랑하던 강한나(이혜원)와의 약속에 늦었다. 그 운명적인 선택으로 지성과 한지민은 부부가 됐다. 매 순간 하나의 선택을 해야 하기에 가지 못한 길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이 남는 법. 팍팍한 현실에 지친 지성은 자신에게 찾아온 아주 특별한 기회를 통해 과감히 다른 길을 걷기로 선택한다. 갈림길 앞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고, 그 끝에 도달하기까지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게 지성은 현재를 바꿨다.
4회 "후아유(Who are you)"
지성이 달라진 현재에서 재회한 한지민은 익숙하지만 낯설다. 자신의 방해공작에도 꿋꿋하고, 첫날부터 만난 진상 고객에게 기죽지 않았고 강력한 엎어치기 한방으로 사이다를 선사했다.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낯설게만 느껴졌던 한지민에게 "대체 누구냐, 너?"라고 물었지만, 이내 깨닫는다. 한지민은 변하지 않았다. 떠올린 추억 속 한지민은 힘든 와중에도 씩씩함을 잃지 않는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와이프가 되기 전까지. 빛나던 시절의 한지민을 회상하는 지성의 마음은 복잡해졌다.
5회 "처음 그 느낌처럼"
추억의 장소였던 단골 즉석떡볶이 집에 새겨놓은 두 사람의 흔적은 사라졌지만 지성의 기억 속 한지민과의 추억은 '처음 그 느낌처럼' 되살아났다. 빗속에서 환히 웃는 한지민의 얼굴은 행여 지성이 비라도 맞을까 우산을 들고 찾아왔던 과거 한지민의 모습 그대로였다. 첫 설렘의 순간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때의 한지민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기에 더 아련했다. 바쁜 일상에 매몰돼 소중한 기억을 잊고 살았던 시간들을 상기했지만 이미 지성에게는 돌아갈 수 없는 '처음'이 됐다.
7회 "기억이란 사랑보다"
달라진 현실 속 한지민은 점점 멀어졌지만 추억은 더욱 생생해졌다. 기억 속 '차서방'을 찾아 객장까지 온 이정은(우진 엄마)처럼 지성은 누구에게도 이해받을 수 없는 기억 속을 헤맸다. 장승조(윤종후)와 연인이 된 한지민을 보며 지켜주겠다 다짐했던 첫 키스의 밤을 떠올렸고, 한지민에게 유일하게 효과가 있는 해열제를 기억하고 이른 새벽 온 동네 약국문을 두드렸다. 한지민을 향한 감정은 설명하기 복잡하고 미묘했지만 그 어떤 감정보다 강력한 기억의 힘은 지성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8회 "영영"
지성은 2006년 동전을 들고 과거로 안내했던 도로로 향했지만 톨게이트를 찾을 수 없었다. 지성이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난 지하철 의문남은 "잘못 거슬러 오른 운명도 운명이다. 남자답게 행복을 빌어주라"고 충고했다. 지성은 이 모든 혼란은 자신의 선택이었음을 깨달았다. 이정은을 찾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성은 "0은 곱셈에선 뭐든 다 0으로 만드는 절대권력이지만, 덧셈에선 아무 힘도 없지. 0이 더하기를 더 사랑하기 때문에"라고 한지민이 했던 말을 돌려주며 '영영' 다시 오지 않을 시간과 한지민에게 사과했다.
자신이 바꿔놓은 현재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잃게 된 지성은 '영영' 되돌릴 수 없게 된 과거를 묻어둔 채 한지민의 행복을 빌어주기로 한다. 혼란과 요동치는 감정 속에서 과거와 달라진 현실을 직시하며 한지민의 키다리 아저씨로 남기로 결심한 것. 지성의 선택은 한지민을 지켜주겠다고 다짐했던 첫 마음을 영원히 지키기 위한 결심이었고, 지성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예고된 9회의 제목은 '비하인드'. 과연 어떤 뜻이 숨겨져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