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무책임한 주연들의 중도 하차로 수십억 손해를 제작사가 떠안고 있다. 이유도 제각각이다. 제작진과 갈등으로 인한 강제 하차, 입대로 인한 조기종영,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까지 드라마 관계자들은 그야말로 '멘붕' 상태에 빠졌다.
올해 첫 중도 하차의 주인공은 배우 고현정이다. SBS 수목극 '리턴' 방영 도중 고현정과 주동민 PD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 오르며 위기를 맞았다. 잦은 의견 다툼을 보였던 이들은 급기야 몸싸움으로 번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제작진과 고현정은 이견이 있었다. 캐릭터에 대한 불만으로 갈등이 증폭됐고 수차례 지각이 이어졌다. 좁힐 수 없는 간극에 감정이 터져버렸다. 제작진은 고현정과 더는 작품을 진행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고현정은 상습적인 지각과 갑질 태도로 하차를 통보받았다. 결국 고현정의 역할은 배우 박진희가 대체 투입됐다.
하이라이트 윤두준은 갑작스러운 입대로 드라마 측에 큰 피해를 끼쳤다. 그의 입대로 모든 것이 바뀌어버린 것. 윤두준은 의무경찰 시험에 응시했지만, 최종 탈락해 이미 받아놓은 현역 입대 날짜인 지난 24일 입소했다. 주연작이었던 tvN 월화극 '식샤를 합시다3'는 종영 전이었다. 14회 분량도 완벽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틀 후 입대해야 하는 처지였다. 결국, 드라마는 2회를 덜어낸 14회로 조기 종영을 결정했다. 주연 없이 드라마 촬영을 진행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배우 김정현은 건강상의 이유다. MBC 수목극 '시간' 남자 주인공으로 나섰던 그는 섭식장애와 수면장애로 촬영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이유로 더는 촬영을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 중도 하차를 결정했다. 새로운 인물의 투입없이 기존 출연 중인 배우 서현·김준한·황승언이 종영까지 그의 빈자리를 채운다.
주연들은 하차의 뜻을 전달하고 제작진과 협의 끝에 하차하면 그만이지만, 남은 제작진과 스태프는 종영까지 작품을 끌고 가야 한다. 물론 저마다 하차의 이유는 있다. 몸이 아프거나 나라에서 부르기에 어쩔 수 없다고 목소리를 모은다. 그렇게 따지면 투병 중임에도 작품을 위해 끝까지 열연을 펼치는 원로배우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입대 날짜를 사전에 협의해 조금이라도 빨리 의견을 조율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드라마 주연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적게는 수천만 원부터 억대까지 제작비가 든다. 그런데 책임감의 무게를 쉽게 저버리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주인공이 드라마의 전반적인 스토리를 이끌고 가는데 중간에 주인공이 바뀌거나 하차하게 되면 이야기 흐름이 깨질 수밖에 없다. 작품의 완성도도 떨어진다. 시청자들은 신뢰가 낮아진 작품을 더는 보지 않는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주연 하차는 해당 작품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 이전의 힘을 가지고 가진 어렵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제작사의 몫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