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3경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한 선수는 황재균(kt)과 이정후(넥센)다. 둘 다 지난 13일 최종엔트리 일부 교체 때 대체 선수로 뽑혔지만, 공수에서 대체 불가능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원태 역시 이들과 함께 추가로 발탁된 네 명 가운데 한 명이다. 아직 눈에 띄는 활약은 없다. 최약체인 인도네시아전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1이닝을 던진 것이 전부다. 전력상 후 순위로 밀린 선수여서가 아니다. 오히려 최원태에게 더 무거운 임무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은 30일 오후 2시(한국시간)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일본과 슈퍼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 대만에 패해 B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올라온 터라 A조 1위 일본을 무조건 꺾어야 결승 진출을 노려 볼 수 있다.
대표팀 선발 요원 가운데 지난 18일 대만전에 양현종, 19일 인도네시아전에 박종훈, 20일 홍콩전에 임찬규가 각각 선발 등판했다. 또 다른 선발 요원 이용찬은 홍콩전에 중간계투로 나서 1이닝을 소화했고, 임기영은 최원태와 함께 인도네시아전에서 1이닝을 던졌다.
아직 일본전 선발투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대회 규정상 경기가 개시되기 3시간 전까지 발표할 필요가 없고, 이기려고 달려드는 상대에게 굳이 먼저 선발투수를 밝힐 이유도 없다. 다만 홍콩전에 등판한 이용찬보다 인도네시아전에서 던진 최원태와 임기영이 일본전 선발로 더 유력한 상황이다.
최원태는 임기영보다 올 시즌 KBO 리그 성적이 더 좋다. 23경기에서 134⅓이닝을 던지면서 13승 평균자책점 3.95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국내 투수들 가운데 최다승을 기록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데뷔 첫 국제 대회라는 점 외에 별다른 약점이 없다. 팀의 명운이 걸린 일본전 선발투수로 제격이다.
임기영은 19경기에서 7승8패 1홀드 평균자책점 5.62를 기록했다. 지난해 성적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지만, 큰 경기에 강한 스타일이다. 지난해 말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만전에서 눈부신 피칭을 했다. 대만과 결승에서 다시 맞붙는다면, 활용도가 조금 더 높아질 수 있는 투수다.
어느 쪽이든 최원태가 남은 슈퍼라운드에서 중책을 맡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자카르타까지 오는 과정은 '대체 선수'였지만, 이제는 대표팀 마운드의 '키'를 쥔 주축이다. 대표팀은 고이 아껴 뒀던 최원태의 어깨를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황재균과 이정후가 그랬듯, '새로운 피'의 맹활약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