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방송된 JTBC '히든싱어 5'에는 90년대를 대표하는 댄스 디바 박미경이 원조가수로 출연했다.
이날 박미경은 등장부터 판정단을 향해 브이 포즈를 취하며 카리스마를 뽐냈다. 박미경은 "오랜만에 이렇게 대환영을 받는다"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섭외 당시에는 고민이 많았다고. 박미경은 "제 노래들이 나온 지 이십 년이 넘었다. 지금과는 창법도 다르고, 멜로디도 편하게 부르다 보니 똑같이 못 하겠더라. 그래서 옛날 노래들을 듣고 오히려 제가 모창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박미경을 발굴한 김창환 프로듀서와의 인연도 공개됐다. 김창환은 "DJ로 활동하던 때 노래 잘하는 친구가 있다고 해서 박미경 씨를 보러 갔다. 라이브 카페에서 피아노 치며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반했다. 그때 '내가 꿈이 프로듀서인데 나중에 네 음반을 꼭 만들겠다'고 무언의 약속을 했다. 이후 신승훈을 데뷔시키고, 박미경을 불렀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박미경이 강원래·박진영과 한 팀이 될 뻔했다고도 밝혀져 모두를 놀라게 했다. 강원래는 "저와 박진영이 먼저 팀을 이뤘는데, 둘 가지고는 안 된다 해서 박미경 씨를 소개받았다. 그때 박미경이 휘트니 휴스턴의 'Saving All My Love Fou You'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저와 박진영 씨가 기절을 했다. 그날로 팀을 만들자 해서 '프리스타일'이라는 팀을 결성했다. 근데 준비만 계속하다 보니 박진영 씨가 먼저 나가서 '날 떠나지마'로 데뷔했고, 이후 박미경 씨도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데뷔했다. 전 끝이었다"고 비화를 전했다.
박미경은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각각 4등·2등·3등을 기록하며 아슬아슬하게 다음 라운드에 올라갈 수 있었다. 극도의 긴장감에 입술이 말랐고, 특유의 로봇 리액션이 나오기 시작했다. 교과서에서 나올 법한 멘트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와중에 박미경의 남편은 "나에겐 항상 1등이다"며 박미경을 응원해 훈훈함을 안겼다.
최종 라운드 미션곡은 박미경을 전성기로 이끈 '이브의 경고'였다. 역시 김창환이 프로듀싱한 곡으로, 강원래가 랩을 그리고 구준엽이 안무를 맡았다. 코러스에는 김건모가 참여했다. 강원래는 "이 곡을 계기로 클론이 결성됐다"고 덧붙이기도. 매 라운드를 어렵게 통과한 박미경은 모창능력자들을 향해 "살살 불러라"면서도 "'이브의 경고'는 저의 트레이드마크이지 않나"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리고 박미경은 45표로 최종 우승을 했다. '1등'이라는 말에 박미경은 곧바로 감격의 큰절을 올렸고, 한참을 말없이 끄덕거리기만 하다가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박미경은 "제가 '이브의 경고' 이후로 1등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22년 만이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강원래도 눈물을 보였다.
박미경은 "'1등은 나에겐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살았다.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모든 라운드 그런 마음으로 모든 것을 비우고 했다"며 "정말 오늘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히든싱어'는 저에겐 신의 한 수다. 너무 고맙고, 열심히 하겠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