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시즌 무려 세 편의 한국 영화가 한 날 한 시 개봉을 확정지으면서 개봉 전 홍보 스케줄도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는 모양새다. 4일 연속 릴레이 시사회 스케줄이 나왔고, 배우들의 매체 인터뷰 일정 역시 얽히고 설켰다.
19일 개봉하는 영화 '협상(이종석 감독·CJ엔터테인먼트)', '명당(박희곤 감독·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안시성(김광식 감독·NEW)'은 각각 10일과 11일, 12일 공식 언론배급시사회를 연다. 그야말로 매일 공개되는 신작이다.
여기에 '암수살인(김태균 감독·쇼박스)'까지 등판한다. '암수살인'의 개봉일은 10월 초로 내정돼 있지만, 여름시장 휴식을 취했던 쇼박스가 시사회를 다소 빠르게 개최하기로 결정하면서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네 편의 영화가 한꺼번에 공개되는 것.
이는 지난해 겨울 한 주 차 개봉을 진행했던 '강철비(양우석 감독)', '신과함께-죄와 벌(김용화 감독)', '1987(장준환 감독)'이 3일 연속 매일 시사회를 진행했던 것과 꼭 닮았다. 이번에는 무려 동시 개봉이다. 개봉 후 입소문의 위력도 무시할 수 없지만 초반 1위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사전 정보 전달은 필수다. 양보없는 홍보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추석 시장을 노리는 작품 중 12일 개봉하는 '물괴(허종호 감독)'가 일찌감치 오픈 된 가운데, 릴레이 시사 총대는 '협상'이 멘다. 이미 1등 자신감이다. '협상'은 태국에서 사상 최악의 인질극이 발생하고, 제한시간 내 인질범 민태구를 멈추기 위해 위기 협상가 하채윤이 일생일대의 협상을 시작하는 범죄 오락 영화로, 현빈과 손예진이 투톱으로 나선다.
상업영화 명가 JK필름의 20번째 작품으로, 현빈과는 '공조' 이후 두 번째 호흡. 지난해 설 '더 킹(한재림 감독)'을 이기고 흥행의 맛을 톡톡히 본 만큼 추석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남다르다. 여기에 흥행퀸 손예진이 의기투합 하면서 완벽에 가까운 흥행 조합을 완성시켰다. 최고치를 찍을 수 밖에 없는 신뢰도다. 이어 공개되는 작품은 '명당'이다.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다. '관상(한재림 감독)', '궁합(홍창표 감독)'을 잇는 역학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할 작품으로 영화계 안 팎의 관심이 높다.
땅으로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 역에 조승우, 세상을 바꾸려는 몰락한 왕족 흥선 역에 지성, 세도가의 야망가 김병기 역에 김성균이 열연했다. 유재명·백윤식·문채원·이원근·강태오 등 신구 배우들의 조화도 흥미롭다. 연기파 수식어로 이름값을 자랑하는 배우들이라는 점에서 초반 시선끌기는 성공적이다. 200억 대 대작 '안시성'은 흥행 요소에 앞서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요소들을 모두 갖췄다.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최초로 고구려 시대를 배경으로 한 '안시성'은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그린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어마어마한 제작비에 최초, 초대형, 블록버스터 등 돈 냄새 폴폴 풍기는 말들은 다 갖다 붙였다. 다시 말해 투자자와 배급사 입장에서는 무조건 잘 돼야 한다는 뜻이고, 경쟁작들과 비슷한 스코어라면 피해는 더 클 수 밖에 없다. 그 모든 짐을 짊어진 배우들의 어깨도 무겁다. 조인성·남주혁·배성우·엄태구·설현·정은채 등이 이끌었다. 시사 후 첫 반응에 다른 의미로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반면 '암수살인'은 모든 면에서 여유가 넘친다. 추석시즌을 관망하며 10월 스크린의 포문을 열 준비를 마쳤고, 국내 관객들이 덮어두고 관심을 보이는 장르라는 점도 한 몫 한다. 여기에 호감도의 정점을 찍고 있는 1000만 배우 김윤석·주지훈이 형사와 살인범으로 만났다. 관람하지 않아야 할 이유를 찾는 것이 더 어렵다.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실화극이다. 살인범의 추가 살인 자백을 듣고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진실을 파헤치는 형사, 진실을 알려주는 대가로 형사를 움직이면서 혼란에 빠뜨리는 악마같은 수감자의 이야기가 한껏 지쳐있을 시사회 마지막 날 어떤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