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훈은 올 시즌 '도루' 부문에서 남다른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12일까지 여덟 번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다. 2008년 1군 데뷔 후 지난해까지 도루 성공이 단 1개도 없었다는 걸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도루 8개 이상을 기록 중인 리그 39명의 타자 중 성공률이 100%인 선수는 조수행(두산 8개)과 김용의(LG 10개) 그리고 최재훈 뿐이다. 쉽게 말해 '뛰는' 포수로 가치를 올리고 있다. 11일 대구 삼성전에선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가 2루 송구를 전혀 하지 못할 정도로 완벽하게 타이밍을 빼앗았다.
한용덕 감독은 최재훈의 그린라이트 보유 여부에 대해 "(우리팀 타자는) 누구든 있다"고 말했다. 벤치 사인을 보고 뛰는 것보다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시도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 대부분 그린라이트를 적용 중이다. 몇몇 주력이 좋은 선수만 그린라이트를 갖고 있는 다른 팀들과 분위기가 다르다. 최재훈의 도루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령탑의 영향이 크다. 한 감독은 "시즌 초반에 상대 배터리가 무방비로 있는데 뛰지 않더라. 그래서 (더그아웃에서) 손짓으로 가라고 했었다"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도루를 장려하고 있는 셈이다. 한용덕 감독은 "(최재훈의 주력은) 절대 빠르지 않다. 센스도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도루 시도를 허용할 생각이다. 한 감독은 "(최재훈이) 유일하게 양의지(두산)에 앞설 수 있는 게 도루"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리그 정상급 포수로 분류되는 양의지는 최재훈과 마찬가지로 주력이 좋지 않다. 그러나 상대 빈틈을 파고들어 통산 32도루(실패 15회)를 성공시키고 있다. 올 시즌으로 범위를 좁히면 6개(성공률 100%). 수치상으론 최재훈이 약간 앞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