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시즌 최우수선수(MVP) 레이스는 2014시즌과 흡사하다. 타자는 다관왕과 최초 기록 그리고 우승 프리미엄을 어필한다. 투수는 대항할 만한 경쟁력을 갖춘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며 MVP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개인 성적과 팀 기여도, 기록의 가치 등이 두루 반영된다. 현 시점에선 두산 김재환(30)과 넥센 박병호(32), 두 거포의 경쟁이 눈길을 끈다. 김재환은 타점 부문에서 독주하고 있다. 역대 최초로 3년 연속 300루타를 달성하기도 했다.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타자 최다 홈런 경신(43개)에 도전한다. 박병호는 출루율과 장타율 1위다. 당연히 합계 수치인 OPS도 1위다. 개인의 영향력은 리그 최고다. 역대 최초로 5년 연속 100타점, 3년 연속 40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경합 부문에서 갈릴 전망이다. 일단 홈런. 김재환은 역대 세 번째 '잠실' 홈런왕, 박병호는 KBO 리그에서 뛴 5시즌 연속 홈런왕이라는 의미가 부여된다. 레이스는 현재 순위가 무의미하다. 지난주까지 홈런 40개를 기록한 김재환이 선두였다. 그러나 박병호는 두 경기 만에 3개 차이를 1개로 좁혔다. 18일 맞대결에선 모두 홈런을 쳤다.
타격 부문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도 구도가 같다. 6.77을 기록한 김재환이 1위, 5.80인 박병호가 2위다. 팀 기여도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넥센의 포스트시즌 재진출 여부가 관건이다.
두산 주전 포수 양의지(31)도 후보다. 수비 부담이 큰 포지션을 맡으며 공격 기여도까지 높다. 지난주까지 타율(0.349) 3위, OPS(0.996) 5위를 지켰다. 개인 최다 홈런(22개) 경신도 유력하다. 종합 WAR(5.54)은 전체 6위. 무엇보다 두산의 선두 독주를 이끈 1등 공신으로 평가된다.
타율·타점·득점·최다 안타 등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는 김현수(30·LG)도 빼놓을 수 없다. 타자 후보는 대체로 화려한 기록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투수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 외인 세스 후랭코프(30)는 20승 달성이 유력하다. 승률도 1위를 노린다. 문제는 이닝이다. 138⅓이닝을 기록했다. 경기당 투구 이닝이 '5'에 불과하다. 지난주까지 1위던 소사보다 38이닝을 덜 던졌다. 평균자책점도 4점 대에 가깝다. 평가절하될 수 있는 지점이다.
경쟁력은 조쉬 린드블럼(31·두산)이 앞선다. 승 수(14승)는 후랭코프와 차이가 있지만 평균자책점은 꾸준히 1위를 지켰다. 승률·탈삼진 부문에서도 5걸 안에 포함됐다. 이닝, WHIP(이닝당출루허용률), QS(퀄리티스타트) 등 시상에선 제외되지만 유의미한 지표도 좋다. WAR(6.46)은 리그 전체 선수 가운데 1위다.
메이저리그에선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제이콥 디그롬(30·뉴욕 메츠)이 8승(9패)을 기록하고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다승 1위(17승) 맥스 슈어저(워싱턴)와 평균자책점 차이가 커질수록 수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린드블럼도 다른 기록과 팀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승 수를 만회할 수 있다. 투수 중에선 최고다.
그러나 그런 린드블럼도 타자 후보들이 주는 임팩트를 이겨 낼 수 있는 힘은 아직 부족하다. 지난해 MVP 양현종, 2016시즌 더스틴 니퍼트(당시 두산)와 비교해도 그렇다.
2014시즌과 비슷한 레이스가 이어지고 있다. 당시 박병호는 11년 만에 50홈런 고지를 넘어섰고, 강정호는 유격수 최초로 40홈런을 기록했다. 그런 두 선수를 한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201개), 최초로 200안타 고지를 넘은 서건창이 넘어섰다. 반면 7년 만에 20승 투수가 된 밴헤켄은 고배를 마셨다. 최다 이닝이 1위에 올랐지만 평균자책점과 삼진을 릭 밴덴헐크에게 내준 탓에 경쟁에서 밀렸다. 올 시즌에는 어떨까. 린드블럼의 남은 시즌 등판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