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에 대한 항의 표시로 '무릎 꿇기' 시위를 주도했던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을 광고 모델로 내세운 나이키 제품에 대한 불매 움직임이 미국 지방정부 사이에서 잇따르고 있다.
로드아일랜드주의 소도시 노스 스미스필드의 시의회 격인 '타운 카운슬'은 17일(현지시간) 오후 나이키 제품의 구매 자제를 시 정부에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오후 열린 회의에서 결의안이 찬성 3표, 반대 2표로 가결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을 갖진 않는다.
전직 주 경찰관인 존 보르가드 시의회 의장은 나이키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31)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데 분노했다고 말했다.
앞서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로드아일랜드 지부는 결의안의 통과로 미국 수정헌법 1조 위반에 따른 법적·재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을 경고했으나 '타운 카운슬'은 그대로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다.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교외에 위치한 소도시 케너도 최근 비슷한 지시를 내렸다가 철회했다. 변호사의 조언 때문이었다.
공화당 소속인 벤 잔 케너 시장은 도시 휴양 시설에서 나이키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뒤 집단 항의를 받았다.
항의에 나선 수백 명 중에는 뉴올리언스에 본거지를 둔 NFL 팀인 뉴올리언스 세인츠 소속 선수 3명도 포함돼 있었다.
미시시피주에서도 나이키 불매 운동 움직임이 부상했다.
지난 주말 미시시피주 치안 당국 관계자는 주 경찰이 더는 나이키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공화당 소속의 필 브라이언트 주지사가 이 같은 결정을 지지하며 거들고 나섰다.
'나이키가 경찰과 군인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 이유였다.
나이키 대변인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흑인에 대한 백인 경찰의 폭력적 처사에 항의하는 뜻으로 시작된 캐퍼닉의 '무릎 꿇기'는 다른 종목의 선수까지 동참하며 '애국심 대 인종차별' 대립 구도를 심화시켰다.
안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