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가 최근 콜센터 상담원 등 감정 노동자들이 업무 현장에서 겪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이에 따른 정신적∙육체적 피해가 사회문제로 부각됨에 따라, 감정노동 관련 보호 정책에 있어 기업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은 앞에 서서 그동안 SNS를 통해 감정노동자 보호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며 주목받은 바 있다. 그의 상담원 보호에 대한 생각은 바로 회사 정책으로 이어지며, ‘손님이 왕이다’란 기존 관념을 깨고 CS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했다. 이른바 ‘블랙컨슈머에 대한 단선조치’를 시행해 상담원 보호에 나선 것이다.
정 부회장의 정책에 대한 상담원들의 만족도는 컸다. 현대카드 상담원을 대상으로 설문 결과 53%가 스트레스가 감소했다는 응답을 보였고, 79%가 원활한 상담 운영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보호 제도가 활성화되면서, 장기간 근무한 고역량 상담원도 늘어났다. 이를 통해 상담 품질도 향상돼 고객만족도가 올라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
실제 13개월 이상 근무해 상황 대응력이 뛰어난 고역량 상담원 비중은 성희롱, 욕설 고객 단선 조치 직후인 2012년 39%에서 작년 8월 58%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정 부회장은 2012년 2월부터 성희롱, 폭언을 일삼는 고객들에 대해서는 상담원이 먼저 전화를 끓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다. 또 동일한 고객으로부터 2차 피해를 당하지 않게끔 ‘블랙컨슈머 관리 프로세스’도 구축했다.
이런 조치를 취한 가장 큰 이유는 콜센터 상담원들이 언어 폭력에 의해 상처받지 않아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CS에 대한 개념도 재정의했다. 진정한 CS란 고객에 대한 태도가 아닌 솔루션으로, 고객이 처한 문제에 대한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이 CS의 본질이라 정의 내렸다.
특히 현대카드는 비합리적 태도를 보이는 고객에 대한 응대 원칙을 강화한 ‘엔딩폴리시(Ending Policy)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성희롱, 욕설 외 상담원의 가족이나 교육수준, 직업을 무시하는 인격모독 유형과 신체상해 혹은 직위 해제를 협박하는 위협 유형에 대해 상담원들이 자신을 보호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엔딩폴리시 외에도 현대카드는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해, 피해를 입을 시 전문 변호사와 상담할 수 있는 외부전문기관에서 운영하는 제보 채널 ‘외부제도 핫라인’을 운영 중이다. 또 회사에서 겪은 각종 업무 고충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한 상담∙제보 채널 ‘옴부즈인’를 통해 상담원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있다.
상담원들의 심리적 안정과 건강 문제도 챙긴다. 감정노동자들의 고충과 직무 관련 스트레스를 덜어주기 위해 심리상담 전문 프로그램인 ‘마인드플러스’를 운영 하고 있다. 또 업무 중 휴식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 수면과 요가 명상을 할 수 있는 직원 쉼터 ‘냅&릴렉스 존’도 만들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정태영 부회장이 상담원 보호를 위해 시행한 제도가 선량한 고객까지 보호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