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80)가 성폭행 혐의로 최장 징역 10년을 복역하게 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몽고메리 카운티의 스티븐 오닐 판사는 25일(현지시간) 빌 코스비에게 약물 투여에 의한 성폭행 혐의 등에 대한 유죄를 인정해 징역 3∼10년을 선고했다. 빌 코스비는 2004년 4월 모교 템플대학의 여자농구단 직원인 안드레아 콘 스탠드를 마약에 취해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4월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에 따라 법원은 평결 결과를 받아들여 코스비에게 형량을 정해 선고하는 절차를 밟았다.
오닐 판사는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으며, 유명인이든 아니든 다르게 처벌받을 수 없다"면서 "약물에 의한 성폭행은 매우 무거운 대가를 치러야 한다"라며 벌금 2만5천 달러(2천791만원)와 함께 성범죄자 목록에 이름을 올릴 것을 요구했다. 코스비의 변호인단은 그가 고령인 점을 고려해 가택연금에 처할 것을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코스비는 선고 직후 수갑이 채워진 채로 구치소에 수감됐다. 3년간 복역한 후 가석방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가석방이 허용되지 않으면 최장 10년까지 복역해야 한다.
코스비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미국 배우 캐서린 맥키는 "안드레아가 강하게 버텨주어서 감사하다. 40년 넘게 고통을 겪었지만 그는 고작 3년에서 10년 정도 징역을 받았다. 그는 조금도 뉘우치는 기색이 없다. 피해를 입은 모든 여성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날 선고에 따라 코스비는 지난해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 폭로로 시작된 '미투(Me Too)' 운동 이후 미국의 유명인사 가운데 처음 성범죄로 유죄 선고를 받은 인물이 됐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코스비쇼'를 통해 할리우드의 인종적 장벽을 넘어 성공한 코미디언이었던 코스비는 자신이 저지른 성 범죄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