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FIFA 랭킹 55위)과 맞붙는 우루과이(5위) 축구대표팀의 스트라이커 에딘손 카바니(31·파리 생제르맹)의 얘기다. 9일 입국한 카바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우루과이 공격 듀오의 한 축이다. A매치 기록은 105경기 45골. 카바니가 이끄는 우루과이가 방한한다는 소식은 폭발적인 경기 티켓 구매 열기로 이어졌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우루과이전 티켓 6만5000석이 3시간 만에 매진됐다. 인기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 예매 경쟁을 방불케 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티켓이 매진된 것은 2013년 10월 브라질과 평가전 이후 5년 만이다.
카바니는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홀로 2골을 몰아치며 우루과이의 8강행을 견인했다. 전반 7분 만에 헤딩 선제골을 터뜨린 카바니는 1-1로 맞선 후반 17분에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인 포르투갈 호날두를 제침과 동시에 '만년 2인자' 꼬리표를 뗐다. 이 경기 전까지만 해도 우루과이의 간판스타는 동갑내기인 수아레스였다. 카바니는 햄스트링을 다쳐 프랑스와 8강전에 나서지 못했다. 우루과이는 프랑스에 0-2로 졌다.
카바니는 소속팀에서도 네이마르에게 밀려 2인자 신세였다. 작년 7월 유럽 축구 역사상 최고 이적료(약 2800억원)에 파리 생제르맹에 입단한 네이마르는 입단과 동시에 최고 스타에 등극했다. 그는 정규 리그 리옹전(2017년 9월 18일) 페널티킥 상황에서 전담 키커 카바니의 자리를 넘봤다. 카바니는 신경전 끝에 페널티킥을 찼지만, 실축하면서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사건 직후 구단 측은 카바니에게 '전담 키커를 포기하면 100만 유로(약 13억원)를 주겠다'고 제안해 또 한 번 자존심을 구겼다. 이 가운데 설 자리를 잃은 카바니의 이적설까지 나왔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를 악물고 착실하게 득점을 쌓아갔다. 카바니는 지난 시즌 25골을 터뜨리며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네이마르(19골)는 공동 2위에 머물렀다.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카바니는 2018~2019시즌에도 파리 생제르맹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활약 중이다. 네이마르와 호흡도 좋아졌다. 카바니와 네이마르는 13골을 합작하며 팀의 리그 개막 9연승과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지난 8일에는 2018년 최고 선수 후보에도 올랐다. 카바니는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풋볼이 발표한 올해 남자 후보 30인에 포함됐다. 발롱도르는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축구 최고 권위의 상이다.
카바니는 슈팅·활동량·헤딩 등 다방면에서 뛰어난 공격수로 평가받는다. 영국 가디언이 러시아월드컵 당시 '그라운드 구석까지 누비는 스트라이커(A Striker Who Covers The Entire Pitch)'라고 극찬했을 정도다. 미국 ESPN은 지난 7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카바니의 취미는 새 관찰이었다"면서 "그는 새들의 움직임을 따라다니느라 몇 시간씩 행방불명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빠른 스피드와 왕성한 활동량은 새를 사냥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는 것이다. 카바니의 꿈은 아르헨티나의 전설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은퇴)같이 치명적인 골잡이가 되는 것이다. 아홉 살 때 아르헨티나 공격수 바티스투타에게 감명받아 머리를 기르기 시작해 지금의 장발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