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19 도드람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가 11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렸다. 비시즌 동안 판도 변화를 예고하는 이적이 이뤄졌다. 전력 평준화가 심화됐다는 평가다. 그 어느 시즌보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전망된다. 이날 일곱 구단 사령탑과 대표 선수는 비시즌 동안 전력 보완을 위해 노력한 지점을 전하며 좋은 성적을 다짐했다.
'디펜딩챔피언'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도 나머지 여섯 구단의 경계 1순위다. 정상급 센터 김규민을 영입해 더욱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고 싶은 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선수 3명이 지목했다. 한국전력 세터 노재욱은 "리시브와 서브 모두 강한 팀이다"고 했고, 삼성화재 주포 박철우도 "객관적인 전력이 그렇다"고 했다. 현대캐피탈 전광인도 "탄탄한 팀이다"고 치켜세웠다.
반면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발톱을 감췄다. 자신감 대신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훈련이 계획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다"며 "임시방편으로 체력을 키우는데 매진했다"고 전했다. 주전 레프트 정지석도 "한 경기, 한 경기 승리하는데 집중할 생각이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현대캐피탈은 대항한공의 대항마로 꼽힌다. 비시즌 동안 FA(프리에이전트) 최대어인 레프트 전광인을 영입했다. 외인 선수는 지난해 우리카드에서 뛰며 득점 1위에 오른 파다르도 합류했다. 기존 주포 문성민과 삼각편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최태웅 감독도 신중했다. "비시즌 동안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가 많아서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며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합류한 전광인에 대해서도 "기존 스타일을 바뀌어야 한다 적응이 필요하다"며 기대감 대신 보완 과제를 전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막을 내린 KOVO컵에서 우승하며 기세를 높였다. 외인 선수 없이 이룬 성과다. 신진식 감독은 "국내 선수들이 팀워크를 맞출 시간이 충분했다. 컵대회처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문턱에서 좌절한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은 "시즌 막판에 겪은 체력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선전을 자신했다.
순위대로 배정된 자리 탓에 단상 뒷줄에 앉은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 "변화가 크다"고 입을 모으며 반전을 예고했다. 잠시 현장을 떠나 있다가 우리카드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신영철 감독은 "소통을 통해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출사표 전했다. 그러나 종종 웃음꽃이 피어났다. 전광인과 노재욱(한국전력)은 이날 유독 주목받았다. FA 계약과 보상 선수로 소속팀을 맞바꾼 선수들이다. 친정팀 상대 승수를 묻는 질문에 전광인이 "(6전)3승을 하겠다"고 말하자 노재욱은 "(전)광인이 형이 그렇다면 나는 1승 더 하겠다"고 말했다. 최태웅 감독과 김철수 감독은 전 소속 선수를 향해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며 안녕을 기원하기도 했다.
정지석은 인기를 실감했다. 아직 시즌도 시작하지 않았지만 다른 팀 사령탑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신진식, 김철수, 김세진 감독이 그를 원했다. 박기원 감독은 "단장님 보고 계시냐"며 방어에 나섰다.
V리그는 오는 13일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 대장정에 돌입한다. 기싸움과 덕담이 공존한 미디어데이에서 그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