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태풍 콩레이의 영향 등 악재를 딛고 영화제 정상화의 첫 발을 디뎠다.
지난 4일 시작해 13일 폐막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총 19만 5081명의 관객을 부산으로 불러모았다. 지난해(19만 2991명)에 비해 소폭 상승한 관객수를 기록했다. 영화제 정상화 첫 해의 성적으로, 기대를 크게 충족시키지는 못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영화 단체들의 보이콧이 전면 해제되면서 영화제의 본래 분위기를 찾아나갔다. 재도약의 가능성은 확인할 수 있었던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재도약의 가능성 확인"
13일 오전 열린 폐막 기자회견에서 올해 영화제를 결산한 이용관 이사장 또한 만족감과 아쉬움을 모두 표현했다. 그는 "올해 강조했던 세 개의 키워드가 화합, 정상화, 재도약이었다. 화합과 정상화에서는 어느 정도 가능성을 발견했지만 모두 완벽하지는 않았고, 재도약의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했다. 내년에 더 다듬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관객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에는 태풍 콩레이의 영향이 컸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영화제가 시작되기 전에는 관객수가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콩레이의 영향으로 주말 야외상영장 관객이 줄었다. 내년에는 더 많은 분들이 찾아주실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눈에 띄게 관객이 늘지는 않았으나, 올해 새로 시작한 '커뮤니니 BIFF'의 성공으로 부산 시민들과 관객의 참여 폭이 넓어졌다. '커뮤니티 BIFF'는 남포동 일대에서 열렸던 초창기 부산국제영화제를 그리워하는 영화팬들을 위해 기획됐다. 남포동과 중앙동 등 원도심에서 진행된 '커뮤니티 BIFF'를 통해 37회의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64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6634명의 관객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커뮤니티 BIFF'의 경우 예매율이 80% 이상이었다. 서부산권에서 영화제 행사가 치러지길 바라는 지역민들의 영원을 읽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뉴커런츠상 '폭설'·'호흡'…'메기' 4관왕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뉴커런츠상은 중국 추이시웨이 감독의 '폭설'과 권만기 감독의 '호흡'에 돌아갔다. 심사위원들은 '폭설'에 대해 "놀라운 완성도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다차원적인 등장 인물과 스릴 넘치는 액션 시퀀스를 통해 숙달된 장르 영화 연출력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호흡'에 대해서는 "디테일한 인물 설정과 완벽한 컨트롤, 능숙한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독창적이고 놀라우며 심오한 정서를 표현한 이 작품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가장 주목받은 영화는 이옥섭 감독이 '메기'였다. 올해의 배우상과 시민평론가상, CGV 아트하우스상, KBS 독립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메기'는 이옥섭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이주영, 구교환, 문소리, 명계남, 권해효 등이 출연하는 작품이다.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영화로 평가받고 있다.